[일간투데이 허우영 기자] 김도진(사진) IBK기업은행장이 올초 신남방정책의 중심지인 인도네시아의 상장은행 2곳을 인수한 가운데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아그리스(Agris)은행과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의 반기 순손실은 각각 41억1600만원, 4억6300만원이다.

작년말 아그리스의 순익은 30억원, 미트라니아가는 92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기업은행에 인수된 후 두 은행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아그리스의 자산합계는 3499억원, 부채는 2931억원이며, 미트라니아가의 자산은 1937억원, 부채는 1697억원 규모로 현지 인구 2억7000만명에 비하면 대형은행과는 거리가 있는 중소은행으로 평가된다.

인니 금융감독청(OJK)는 이달 중순 기업은행이 인수한 아그리스와 미트라니아가의 합병을 승인했다. 기업은행은 9월경 IBK인니은행을 정식 출범하고 현지 기업과 국내 진출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맞춤형 금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현재 30개의 영업망을 2023년까지 55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미 현지에는 하나은행(1990년)과 우리은행(1992년)이 진출해 현지화에 성공한 상황에서 이보다 규모가 적은 은행을 인수한 기업은행이 합병을 통해 단기간 내에 실적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니 진출 기업 관계자는 "인니 시장은 진출에서 수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이익은 내지 못하고 투자금만 소요되는 매몰비용 높은 나라로 분류된다"며 "오랜시간 관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일본 스타일이 적합해 오너가 아닌 이상 임기 내 목표 달성은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도진 행장은 베트남 지점의 법인 전환과 미얀마 진출에 나선다. 베트남에서는 농협은행이 현지 최대 지점(2230개)을 보유한 아그리뱅크의 지분을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곳이다. 미얀마에서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한국계 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 기업은행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국내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국책은행마저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자 않다"며 "새로운 국가나 지역에 진출하는 퍼스트무버(선도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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