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적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수익률 앞서

▲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금융회사별 누적수익률 톱10(제공=금융투자협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만능통장'으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 2016년 3월 14일 도입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누적 수익률이 지난 7월말까지 약 40개월 동안 평균 9.79%로 나타났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2.90%로 채 3%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개 증권사와 10개 은행 등 총 25곳에서 출시 3개월 이상된 204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지난 7월말 기준 누적 수익률은 9.79%로 한 달 전(8.96%)보다 0.83%포인트 올랐다.

협회는 한달 사이 수익률 상승 원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과 미·중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 등에 힘입어 주요국 주가가 반등하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 MP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8월 한달 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다음달 집계 수익률은 다시 내려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P 유형별로 누적수익률을 살펴보면 '초고위험' 상품 수익률이 평균 15.77%로 가장 높았고 '고위험'(12.69%), '중위험'(8.41%), '저위험'(6.71%), '초저위험'(5.17%) 등 순으로 고수익률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동기간, 주식에 더 많은 비중을 둔 MP가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와 은행을 비교하면, 증권사의 누적 수익률이 평균 11.05%로 은행(7.74%)보다 높았다.

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16.40%로 가장 높았고 메리츠종금증권(14.44%), DB금융투자(13.46%), 미래에셋대우(13.31%), 현대차증권(13.16%)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개별 MP 중에서는 키움증권의 '기본투자형(초고위험)'이 누적 수익률 37.55%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증권의 고위험 '수익추구형 A2(선진국형)'(35.31%), 우리은행의 초고위험 '글로벌우량주 ISA(공격형)'(33.15%), 미래에셋대우의 초고위험 '글로벌자산배분 초고위험(국내주식 제외)'(19.96%) 등도 고수익을 기록했다. 수익률 집계 대상MP 204개 중 79.5%에 해당하는 163개 MP가 누적 수익률 5%를 넘었고, 이중 82개는 10%를 초과하는 수익을 냈다. 다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MP도 7개였다.

서비스가 시작된 2016년 3월 14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1972.27. 지난 7월 31일 코스피지수 종가가 2024.55였던 것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지수는 약 2.65% 상승했다. 초고위험MP 26개의 평균 수익률이 15.77%를 기록한 것은 동기간 비교대상(벤치마크)인 코스피 상승률 대비 저조한 것이라 보긴 어렵다. 다만 4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의 물가상승률과 수익에 따른 세금, 투자한 기간에 대한 기회비용과 운용수수료를 감안할 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만능계좌로 불리며 2016년 3월 14일 도입됐다.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본부 강은희 과장은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해마다 한 두개의 포트폴리오가 더해지긴 했지만 약 200개의 MP 대부분은 서비스 시작 당시 동시에 운용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체 수익률에는 큰 왜곡이 없다”고 통계의 의미를 설명했다.

ISA는 근로자나 사업자, 농어민 등 근로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나, 근로소득이 없거나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사람은 가입이 불가능한 상품이다. ISA 가입 기간 동안 ‘통산이자’, 즉 계좌 내 투자로 발생한 총 이익에서 총 손실을 차감한 금액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고, 초과금에 대해 9.9%로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만큼 근로소득자의 장기투자 유도를 위한 상품이다.

협회 전자공시서비스 ‘ISA다모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가입자수는 은행 고객이 22만42명인 반면 증권사 고객은 2만8839명에 불과하다. 투자금액은 더 차이가 나서 은행이 6471억원을 유치했지만 증권사는 583억원에 그쳤다. 높은 수익률을 낸 증권사보다 은행에 10배 이상 많은 금액이 투자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강 과장은 “출시 40개월이 지나 3년약정으로 시작한 고객들중 투자를 중단한 고객이 있지만, 적립식 상품인 만큼 아직은 유입되는 금액이 더 많은 실정”이라며 “다만 투자수익률이 좋아야 투자자들을 유인할 동인이 생기는 만큼 수익률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증권사들이 장기수익률에선 더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고객 응대채널이 더 넓은 은행으로 쏠림 현상이 있다”며 “이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나타나는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각 회사별 장기수익률을 면밀히 비교해보고 상품에 가입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ISA는 당초 2018년까지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서민의 재산증식을 돕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작년 말 일몰기한을 2021년까지 3년 연장해 언제든 가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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