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낙관하기는 일러... 주요국 금리정책과 FOMC 등 지켜봐야

▲ 지난 한달간 코스피 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6일 장 종료 후 KEB외환은행 딜링룸 모습(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충돌로 8월 초 19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가 한달 만에 2000선을 탈환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내달 초 미·중 양국이 고위급 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이달 중순 이후 차관급 실무협상이 예정된 가운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양국 회담이 지수 상승을 이끌다 실망감으로 고꾸라졌던 전철을 밟을 경우와 최근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월 말 26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올 초 2000선이 깨졌다. 이후 반등에 성공, 지난 4월 중순 2250선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다시 미·중 무역분쟁의 위기감 고조로 하락을 거듭해 지난달 6일 장중 한때 2000선이 무너지며 1891.81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때마침 시작된 한·일 충돌은 개인들을 중심으로 불안한 심리를 부채질했으나, 타국가 대비 상대적 주가가치평가(Valuation) 매력이 부각되며 한 달만인 6일 종가 2009.13포인트로 100포인트 이상 반등에 성공했다. 이달 들어서만 2% 이상 상승이다.

상승 흐름에 대한 추가적인 기대는 미·중 두 나라가 내달 초 고위급 회담 실시 합의에 이르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며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고위급 회담에 앞서 이달 중순 차관급 실무협상이 끝나면 분위기가 좀더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위급 회담이 양국 합의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후시진 편집장은 양국 사이 돌파구 마련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주 중국이 수십년 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해 양국 합의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온 국면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협상 기대심리는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김예은 연구원은 9일자 보고서를 통해 “대외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지만, 리스크는 상존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련 이슈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저가 매력은 부각될 수 있지만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등의 지표가 부진한 모습이라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8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기대에 못 미치며 기준선을 하회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 수출 주문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간 고용과 소비에서 견조한 상승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던 미국이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기대 충족에 실패하면 오히려 시장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달 들어 첫 5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2.10%, 코스닥은 3.37% 상승한 가운데 홍콩 송환법 철회와 영국 브렉시트 연기안 가결 등으로 글로벌 이슈들이 한층 잠잠해진 것은 우리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은 기관의 9373억 순매수의 힘이지 개인과 외국인은 4471억원, 5431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글로벌 이슈에 따라 외국인이 흔들린다면 언제든 지수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좌우될 영향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주말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했고, 오는 12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마이너스(-) 0.4%인 현 예금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가운데 일각에서 예상하는 새로운 채권매입 프로그램 발표 여부도 중요 쟁점이다.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열리는 FOMC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지 여부도 중요하다. 금리와 함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나올지, 지난 7월 전월 대비 0.7% 증가한 소매판매는 8월에 얼마나 상승했을지도 등도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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