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지난 5년간 서울시 자살사망 분석결과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소득이 낮거나 기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자살사망률이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2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5개년 서울특별시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7년 서울시에서 발견된 전체 자살사망자(1만522명) 중 주소지가 확인된 9905명을 분석한 결과, 자살사망자 수는 2013년 2173명에서 2017년 1777명으로 주는 등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도 2013년 21.7명에서 2017년 18.3명으로 줄었다. 서울시 거주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영등포구(27.6명), 금천구(27.2명), 용산구(25.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생활 보장 의료급여 수급자와 보험료를 낸 순서로 보험료 하위(1~6분위), 중위(7~13분위), 상위구간(14~20분위)으로 구분해 살펴보니, 자살률은 의료급여 구간(38.2명)과 보험료 하위구간(24.4명)에서 높게 나타났다.

사망 전년도에 건강보험료 분위에 변화가 있었던 경우, 즉 소득변화가 발생한 경우를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 구간에 머물러 있었던 경우의 자살률(66.4명)이 가장 높았다. 건보료 하위구간에서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떨어져 의료급여 구간으로 내려간 경우에도 자살률이 58.3명으로 높게 나왔다.

서울지역에서 발견된 자살사망자 10명 중 1명은 한강에 투신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5년간 한강 변에서 익사 상태로 발견된 자살사망자 수는 총 1044명으로 전체 서울시 자살사망자의 10.5%에 해당한다.

한강 변 발견 자살사망자를 교량별로 보면, 마포대교(113명, 26.5%), 한강대교(36명, 8.4%), 광진교(30명, 7.0%), 잠실대교(20명, 4.7%)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은 정신 활성화 물질 사용 장애(1천326.4명), 성격장애(879.8명), 알코올 사용 장애(677.8명) 순으로 높았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경제적인 문제가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가장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복지부가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자살 태도 조사 결과,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18.5%였다. 2013년 조사 때(22.8%)보다 4.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자살 생각을 한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34.9%), 가정생활 문제(26.5%), 성적·시험·진로 문제(11.2%) 등 순이었다. 자살 생각을 했던 사람 중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4.8%에 그쳤다.

두번째로 높은 자살 시도 원인인 대인관계 문제 중 가족·배우자·연인 간의 문제는 89.5%를 차지했다. 또 사전 계획으로 자살 시도를 했는지 알아보니, 계획 없이 충동적인 경우 54.5%, 자살 시도 전 세 시간 이내 생각 20.3%, 세 시간 이상 생각한 비율 25.2% 등이었다.

자살 시도 방법은 음독(56.3%), 날카로운 물질(15.0%), 가스(10.3%), 농약(9.1%) 등 순이었다. 농촌의 경우 농약이 37.0%로 도시(4.3%)보다 매우 높았다. 가스를 활용한 자살 시도 비율은 도시(11.1%)가 농촌(6.4%)보다 높았다.

한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0명 중 9명 이상이 사망 전에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주변 대부분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018년 심리 부검 면담에 참여한 자살 유족 121명과의 면담을 바탕으로 자살사망자 103명을 분석한 결과, 자살사망자 1명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직업 스트레스, 경제적 문제, 신체 건강 문제, 정신건강 문제, 가족 관련 문제 등)이 자살 과정에서 순차적 혹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자살 사망자의 84.5%는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자살 사망자의 68.0%는 직업 관련 스트레스를, 54.4%는 경제적 문제와 가족 관련 문제를 각각 겪었을 것으로 확인됐다. 2015∼2018년 심리 부검에 참여한 자살사망자 391명의 경고신호 자료를 분석해 보니, 자살사망자의 대부분인 361명(92.3%)이 자살의 경고신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77.0%는 주변에서 경고신호라고 인지하지 못했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특히 '주변을 정리함'과 같은 경고신호는 사망 직전 1주일 이내에 나타나는 비율이 높아 이런 경고신호를 관찰하면 보다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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