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과 수익구조 변화 반영해 각각 방향 선회

▲ NH투자증권이 주요 신흥국 채권 투자법을 소개하는 멕러브 채권투자 포럼을 연다(제공=NH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최근 증권사들이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 고위험 투자와 상품을 지양하고 인컴펀드나 채권 등 이자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한계에 다다른 이자수익 대신 비이자수익 추구 성향을 보이며, 위험성 있는 투자상품을 내놓는 등 색깔을 바꾸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2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혜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를 보인 글로벌 은행들은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저금리 기조에 맞서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3년 연속 10% 이상의 ROE를 보인 미국과 캐나다 은행들은 비이자이익률이 0.64~2.05%에 달해 비자이이익 비중이 전체 이익의 40~50%를 차지한다”며 “이는 국내은행(0.23%)과 비교시 최대 9배까지 차이가 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과 캐나다 은행들은 막대한 마케팅 투자로 신규 고객 확보 후 고객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형 상품제안으로 자산관리수수료를 확보한다”며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통해 계좌유지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로 비용을 회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시장 금리의 하락 속에 신 코픽스(COFIX) 기준 변경과 제2안심전환대출 도입, 예대율 규제 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은 확대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상품 제안으로 자산관리 수수료 기반 확보를 통해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은행들의 변화 움직임과는 달리 증권사는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 상황 속에서, 목표 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고위험성 일변도의 상품들보다는 고배당상품, 인컴펀드, 채권 등의 비교적 안전적인 상품을 내놓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증권사들의 니즈를 반영해 운용사도 그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배당주장기 펀드’는 6개월, 1년, 2년, 3년 등 운용구간별 모든 기준점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보통 펀드는 특성에 따라 단기 수익률이 높으면 장기수익률이 낮고, 반대로 장기수익률이 높으면 단기 수익률은 고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펀드는 특정 기간에 최상위 수익률을 내지는 않지만 꾸준히 좋은 수익률 시현으로 올해만 설정액이 189억원 증가해 전년 말 대비 23%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업지배구조 개편 등 제도적으로 배당주에 우호적인 환경에 대한 기대감에 안정적인 펀드 성과까지 이어지며 수탁고 증대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KTB자산운용은 지난주 ‘KTB 글로벌 멀티에셋 인컴EMP 증권투자신탁’을 출시했다.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스타일, 섹터 ETF 등에 투자해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추구함과 동시에 글로벌 국채, 크레딧, 주식형 인컴 ETF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익(Income Gain)을 추구하는 것이 펀드다. 인컴펀드는 채권, 고배당주, 리츠, 우선주 등에 분산 투자해 이자와 배당, 임대수익 등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이 상품의 목표 수익률은 연 6%±3%포인트 수준이다.

이 펀드 운용을 맡은 성준석 매니저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심리가 커지면서 인컴펀드의 인기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경기 및 시장 상황에 따른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및 전략을 통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은 다음달 1일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 투자 포럼을 개최한다. 타사에 없는 FICC전문 리서치센터를 보유중인 NH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연 2회, 연구원들이 직접 포럼에 참가해 각국 채권의 공략 방법을 강연해 오고 있다. 이 회사 김경호 WM사업부 대표는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증권사는 고위험을 무릎쓰고 높은 수익을 추구(High Risk, High Return)하고 은행은 예대마진을 기본으로 한다는 기본 전제는 변할 수 없지만 낮아지는 금리와 높아지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당분간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고위험 선호와 증권사들의 변동성 축소를 위한 중위험 중수익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