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과 해외시장 개척에 분주

▲ 미래에셋 미국 현지 ETF운용사 글로벌X는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으로 현지 ETF운용사를 최근 설립했다. 글로벌X가 클라우드ETF 상장 당시 미국 현지 나스닥 광고판모습(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 진출을 노리는 DGB자산운용은 종합 운용 라이선스 획득으로 대체투자(AI) 시장 진입을 노크 중이다. 또 키움자산운용은 삼성운용과 합병 추진 중 공중에 뜬 템플턴자산운용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각 대륙과 핵심 국가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를 해오며 지역별 공백을 메워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해 일본현지 ETF운용사를 세우기도 했다.

여기에 한화자산운용은 국내사 최초로 싱가포르 공모펀드 운용 라이선스 획득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각 운용사들이 시장의 변화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변신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DGB대구은행을 중심으로 계열 하이투자증권 및 DGB자산운용과의 시너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0월 중에도 은행과 증권사 복합점포를 추가 개설 예정인 가운데, 고객충성도가 높은 대구경북지역 고객과 기업들의 투자솔루션 제공을 위해 증권사 및 운용사와의 화학적 결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GB자산운용은 종합자산운용 라이선스 취득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주식형펀드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외에 부동산, 특별자산 등 대체투자(AI, Alternative Investment) 펀드 설정을 위한 움직임이다.

전체 운용규모(AUM, Asset Under Management)가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이면서 그마저도 채권 등에 쏠림이 강했던 DGB자산운용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국내외 부동산 시장 공략을 통해 고객에게는 투자처 제공과 더불어 그룹 차원에서는 고유계정운용 등을 통한 자본 효율성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들의 자금을 모아 결성한 사모펀드가 인수한 대우조선해양 건물 투자 성공이 그룹 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몇차례 운용사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재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템플턴은 작년 삼성액티브운용이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합병을 진행해왔으나 뱅크론펀드 사태로 금감원 조사까지 이어지며 인수에 난항을 겪다 지난 8월 최종 결렬을 선언했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수년 전부터 JP모건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DGB자산운용 등의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으나 번번이 경쟁사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에는 이미 운용자산이 40조가 넘는 대형운용사인 키움이 운용자산 2조에 불과한 프랭클린템플턴운용 인수로 얻는 실익은 크지 않을 걸로 보고 인수 참여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 운용사 마케팅본부장은 “프랭클린템플턴이라고 하는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을 통해 그간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고, 현재 자체적으로 운용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해외펀드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는 등 키움 측면에선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국가와 대륙별 ETF운용사 인수에 공을 들여온 미래에셋은 지난 18일 자회사인 미국 ETF운용사 글로벌X(Global X)와 일본 다이와증권 합작으로 일본 현지 ETF 운용사 ‘글로벌X재팬’을 세웠다. 미국 ETF상품과 일본 금융상품 판매를 현지에서 해 나갈 계획으로 미래에셋이 일본내 세운 최초의 법인이다. 법인장은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이 맡을 예정이다. 윤부문장은 카이스트 경영공학 박사 출신으로 다수의 인덱스펀드 논문을 발표했으며, 20년 가까이 시장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매니저로 활동해 온 전문가다. 미래에셋에는 2011년 합류했다.

일명 대통령펀드라 불리는 필승코리아펀드로 바람몰이 중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26일 해외진출 협력체계 구축과 특별배당금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제3차 변경주주간계약서 체결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과 이브 페리에 아문디 회장이 참여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는 “아문디와 해외 진출시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운용사의 노하우를 흡수하고 헤지운용, 대체투자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운용도 지난 25일 국내 운용사 최초로 싱가포르 공모펀드 운용자격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홍콩이 과거와 달리 점차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그 역할을 점차 더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현지 최고 등급의 라이선스를 한화운용이 획득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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