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예상 속 전략 노출 막기 안간힘

▲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여 앞두고 치열한 머리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번 예비인가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는 키움증권 이현 대표(제공=키움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지난 5월 ‘키움증권’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각각 혁신성과 안정성이라는 다소 모호한 이유로 고배를 마신지 5개월만에 다시 인터넷은행 인가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권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 제3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이 자칫 흥행 실패로 돌아가지 않을까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 키움증권과 비바리퍼블리카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자 선정에 실패한 이후 “과연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사업자를 원하는 것이 맞냐?”라는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들의 재도전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이들은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아직까지도 밝히고 있지 않다. 키움증권 고위관계자는 2일 일간투데이와 만나 “일주일 여 앞으로 예비인가 신청이 다가왔지만 내부적으로도 아직 결론을 내지 않은 것이 팩트(Fact)”라며 “의사결정에 따라 참여하게 될 것을 상정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맞고, 그런 움직임이 포착돼 시장에선 재신청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지만 이는 키움의 공식 입장과는 온도차가 있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도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봄 예비인가 탈락 후 비바리퍼블리카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넷 은행 탈락에 이어 증권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역시 동일한 이유인 자본금 이슈를 금융당국이 들고 나오자, 정부가 처음부터 해결할 수 없는 숙제를 풀도록 요구한다며 공개 비난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도 아직까지 이번 예비인가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사에 모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양사 모두 참여한다는 내부 의사결정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은 다분히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즉 미리 밝힌다고 해서 딱히 득될 것도 없고, 지난 봄 예비인가 신청 때의 경험상 컨소시엄에 누가 들어오는지 등이 미리 밝혀져서 사전에 패를 보여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 역시 “인터넷은행이라 할지라도 제1금융권이기 때문에 기존 증권업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며 “키움증권은 규모를 키워 경쟁하는 다른 대형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이미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PE 등 투자영역에서의 라인업을 모두 갖춘 상황에서 은행업까지 진출하면 비즈니스 라인업 완성과 더불어 새로운 시너지를 그려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앞선 두 후보군과 달리 ‘소소스마트뱅크’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개적으로 컨소시엄 파트너를 찾는 ‘소상공인 연합’이 기업은행을 컨소시업에 참여시킬지가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사업자 만으로도 시장이 포화됐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추가 사업자를 허락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안정성을 갖춘 후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상공인 특화라는 명분을 가진 소상공인연합이 파트너로 안정성 강화와 화학적 시너지가 가능한 기업은행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이미 기업은행이 과거 1차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어 내부 의사결정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분석해 온 한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누가 사업자에 참여하느냐 보다는 현 상황이 인터넷은행을 필요로 하느냐의 문제”라며 “여전히 은행이라는 이름이 갖는 막연한 상징성에 매력을 느끼는 사업자는 많기 때문에 예비인가 신청 자체가 흥행에 실패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키움 증권의 경우 인터넷 은행 진출 이후 투입해야 할 비용과 수익성을 보여줄 때까지의 기회비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그동안 해왔던 송금 비즈니스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이 많은 상황에서, 인터넷 은행 진출로 본인들이 얻고자 하는 것과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 사이에 간극이 없는지 냉정히 검토하지 않는다면 설사 인가에 성공한다 해도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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