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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YES코리아] 자발적 日불매 100일…시장 판도 뒤집었다인기 제품 잇따라 순위권 밖으로
日망언 물의 일본기업들 퇴출 '목전'
젊은 층 SNS중심 '노재팬'지속 확산
  • 송호길 기자
  • 승인 2019.10.13 14:16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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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 명동매장.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올해 7월 4일 시작된 'NO 재팬' 운동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불매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품 규제를 시작으로 일본 기업들의 망언, 일본군 위반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도쿄 올림픽 욱일기 문제까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불매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노재팬 메시지가 확산되면서 범국민적 캠패인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불매운동은 시민단체가 주도했다면 이번 불매운동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일간투데이는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 국내 시장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노 재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지난 11일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일본 관련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소비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노재팬 운동은 의도대로 성과를 냈다. 일본 여행객 감소는 물론 일본 기업의 매출이 떨어지고 철수설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불매 움직임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번 불매 운동은 젊은층이 SNS를 중심으로 일본 기업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졌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불매운동 홈페이지 '노노재팬'의 경우 생활, 음식, 가전, 화장품, 의약품 등 불매운동이 될 수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수입 맥주 가운데 매출액 1위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는 순위권 밖으로 추락했고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 기업 유니클로의 매출은 급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유니클로 명동매장. 사진=김현수 기자

■ 패션업계 지각변동…'유니클로' 반사이익 '탑텐·스파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의류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0일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9월)에 한국 사업에서 수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 전기(2018년 9월∼2019년 2월)에는 한국에서의 수익이 증가했으나 후기(2019년 3월∼8월)에는 봄 의류 판매 부진과 7∼8월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수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 내 매출액 등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1년 전 2018 회계연도 실적 발표 당시에는 한국 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매출액이 약 1400억엔이라고 밝힌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당시 이 업체는 한국에서의 수익이 약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불매 운동 등의 영향으로 한국 내 사업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앞서 오카자키 다케시(岡崎健)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7월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 내 불매 운동의 영향 등에 관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지목되는 신성통상의 탑텐과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등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1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 매출 목표는 2800억원으로 잡았다.

신성통상은 1968년 설립된 니트 의류 전문 수출업체로 국내 섬유 수출업계의 리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대표적인 토종 SPA 브랜드 탑텐을 보유한 이 회사는 올젠, 지오지아 등 다양한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신성통상은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출시했다.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리멤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의 스파오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스파오는 올해 매출을 3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22년까지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유니클로와 맞불을 놓겠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스파오는 광복절을 앞두고 토종 캐릭터 로봇 태권브이와 협업한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선보인 바 있다.

대형마트 카트에 일본 기업의 맥주 제품들이 담겨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 10년 만에 1위 뺏긴 日맥주

맥주 역시 대표적인 반사이익 제품군에 속한다. 최근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던 일본 맥주의 위상은 옛말이 됐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9%나 감소했다. 사실상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산 맥주를 아예 찾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가별 수입 순위는 28위까지 주저앉았다.

2009년 1월 미국 맥주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 맥주가 한순간에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한일관계가 정상화돼도 예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편의점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취지로 지난 7월부터 '4캔 1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면서 타격은 더욱 크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일본맥주를 4캔 1만원 프로모션에 배제하니 소비자들의 손길이 국산 맥주로 향했다"며 "맥주 외에도 다른 제품군 역시 국산 제품이 많이 팔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8월 아사히, 삿포로, 기린, 산토리, 에비스, 오리온(오키나와) 등 일본 맥주의 신장률은 -88.5%다.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대형마트 3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 맥주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맥주 재고와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 맥주 삿포로와 에비스를 국내에 유통하는 엠즈베버리지는의 전 직원 65명은 8월부터 주 1회씩 무급 휴가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맥주 기업인 하이트진로는 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테라(TERRA)'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3월 21일 출시된 테라는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상자당 10리터 기준)가 팔렸다. 101일 만에 1억병(약 300만 상자)의 판매고를 기록한 뒤에도 두 달이 되지 않은 59일 만에 추가로 1억병이 팔렸다.

테라의 성공 요인에는 일본 맥주 불매운동의 반사이익도 있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토종 주류기업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시장 트렌드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으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주류 시장 발전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닛산 알티마(사진 왼쪽)와 현대차 투싼. 자료=각 업체

■ 日차량 판매 점유율 '4분의 1' 급락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 3개월 만에 일본차의 수입차 시장 월 판매 점유율은 올 6월 20.4%에서 9월에는 5.5%까지 쪼그라들었다. 일본차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달인 6월만 해도 점유율이 평년 수준인 20%대를 기록하며 수입차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불매운동에 지난달 5.5%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차(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는 1103대가 판매됐다. 이는 불매운동 직전인 지난 6월(3946대)보다 판매량이 72.1% 줄어든 수치다. 3달만에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2009년 8월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인 973대 이후 10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브랜드별로 봐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토요타는 지난달 374대를 판매하며 지난 6월(1384대)보다 판매량이 73% 줄었다. 혼다 역시 지난 6월 801대를 판매했지만 지난달에는 166대 판매에 불과해 불매운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닛산의 지난달 차량 판매량은 수입차협회가 공개한 23개 브랜드 중 20위 수준에 그쳤다. 닛산 소속 인피니티는 48대가 판매돼 19위에 머물렀다. 특히 닛산은 판매량 급감에 따른 경영악화 탓에 철수설이 나오는 등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본차 브랜드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해도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선뜻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자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렉서스는 상반기 누적 판매에 힘입어 지난달 기준 총 1만426대를 팔았다. 독일차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이어 3번째로 올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업계에선 렉서스 외에는 수입차 시장 하이브리드차 부문에 대안이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토요타의 경우 올해 1만대 클럽 가입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만6774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3위를 기록한 토요타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8100대가량을 판매했지만 지난달(374대) 판매량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줄면 1만대 판매고 달성에는 실패하게 된다.

일본차 흥행 실패에는 최근 도입된 8자리 새 번호판 제도가 판매량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8자리 번호판이 달린 일본차는 불매운동 이후 구매를 결정한 차량임을 알 수 있어서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의 사진을 공유하며 일본차 차주를 비난하는 글들이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차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라며 "8자리 번호판 변화 효과도 일본차 판매량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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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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