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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걸의 창건설화] 묵은 영가천도와 비결 도량 선운사 도솔암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10.16 15:0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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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 시인이 ‘선운사 동구’라는 시로, 가수 송창식이 ‘선운사’라는 노래로 세간에 더 친숙하게 알려진 도솔산 선운사(禪雲寺)는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소재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이다.

선운사는 이생에 한이 맺혀 떠나지 못하고 있는 묵은 영가를 천도하고 후천개벽에 미륵보살이 출현한다는 비결이 숨겨진 곳이다. 선운(禪雲)은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이 머물면서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에 든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도솔산의 도솔(兜率)은 욕계(欲界) 육천(六天) 가운데 넷째 하늘로 미륵보살이 산다는 도솔천을 의미한다.

도솔산의 형세는 ‘만 필의 말들이 뛰어오르는 형상이자 뭇 신하들이 임금과 잔치를 벌이는 모습으로 만물의 근원에 돌아간 신선이 모이는 형상’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선운사 사적기 등에 따르면 진흥왕 창건설과 검단(檢旦) 선사 창건설이 내려오고 있다. 신라의 진흥왕은 왕위를 버리고 출가해 법운(法雲)이라는 법명으로 왕비 도솔과 공주 중애를 데리고 선운사 경내로 와서 천연동굴인 진흥굴(眞興窟)에서 수행했다고 한다. 어느 날 꿈속에서 미륵삼존불과 용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것을 보고 감동해 이 굴을 열석굴(裂石窟)이라 칭하고 중애사(重愛寺)를 창건한 뒤 산 이름을 도솔산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중애사가 선운산 내에서 첫 번째로 창건한 선운사의 시초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창건설화는 검단 선사와 관련된다. 선운사의 큰 절터는 원래 용이 사는 못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산 밖의 죽포(竹浦)에 돌배가 나타났다. 배 위에서 은은한 노랫소리가 들려 사람들이 배를 끌어 오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다가가면 배는 바다 쪽으로 떠나가고 돌아서면 다시 육지 쪽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소문을 들은 검단 선사가 바닷가에 이르자 그토록 달아나던 배가 선사를 향해 스스로 다가왔다. 배에 올라가 보니 그곳에 삼존불상(석가모니불, 가섭, 아난)과 나한상 그리고 대장경 등과 함께 금 옷(金衣)을 입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이 사람은 품속에서 한 통의 편지를 꺼내 검단 선사에게 주면서 “이 배는 인도에서 왔으며 배 안의 부처님을 인연 있는 곳에 봉안하면 중생을 제도하고 이익되게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검단 선사는 이곳의 용을 몰아내고 큰 못을 메워갔다. 그 무렵 이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다고 한다. 숯을 한 가마씩 못에 갖다 붓으면 금방 낫는다는 소문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숯과 돌을 붓자 못은 순식간에 메워졌다. 검단 선사는 그곳에 절을 창건하고 불상을 봉안했다고 한다.

도솔암이 속한 선운사는 조선 초기 성종 때 왕실의 제사와 함께 영가천도를 담당하는 원찰로 영가천도와 관련된 지장 도량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히 도솔암은 묵은 영가를 천도하는 데에 영험한 사찰로 전해지고 있다. 지장보살이 명부전이 아닌 도솔천 내원궁에 봉안된 것도 도솔암의 특징이다. 이는 미륵 신앙과 지장 신앙의 결함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불교학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미륵보살이 내원궁에서 하늘나라의 모든 사람을 제도하면서 하생을 기다리듯이, 지장보살도 도솔천 내원궁에 있다가 사바세계와 지옥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내려온다는 의미이다. 도솔천 내원궁 뒤편의 산신각에는 도솔암을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검단 선사와 의원 국사를 산신으로 모시고 있어 ‘고승이 산신으로 화현한 기도 대상’이 된 곳이다.

또 도솔암의 서편 암벽 칠송대(七松臺)에는 높이 25m, 너비 10m의 암각 여래상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도솔암 마애불과 관련해서는 검단 선사와 동학농민혁명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마애여래상의 배꼽 부분에는 감실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속에는 비결(秘訣)이 들어 있어 이 비결이 나오는 날 한양이 망한다는 유언비어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1820년 이서구(李書九)가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직후 이상한 조짐을 발견하고 남쪽으로 내려가 도솔암 마애여래상 석불의 배꼽을 떼고 그 비결을 보려하자 때마침 뇌성벽력이 일어나 그 비결 책을 못다 보고 도로 봉해 두었다고 한다. 그때 그 비결의 첫머리에는 ‘전라감사 이서구가 열어본다’라는 의미의 “이서구 개탁(李書九 開坼)”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 마애불을 미륵불로 부르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에 사는 유방암 환자였던 보살이 백일기도를 통해 완치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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