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류 패치 발표 불구 불안감 여전
"패치 이후 다른 오류로 뚤릴 가능성도 제기"

[일간투데이 유수정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과 갤럭시노트10 등의 지문 인식 오류 문제로 인한 불안감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발표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실리콘 케이스 뿐만 아니라 발가락이나 피겨인형, 아이폰 모서리 등으로 지문 인증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페이를 비롯한 각종 금융기관 앱들이 지문인식을 자기인증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금융정보까지 외부에 노출될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은행과 카드사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노트10 시리즈에서 미등록 지문 인증 사례가 발견됐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문인증을 끄고 다른 인증 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갤럭시S10, 갤럭시 노트10 등을 사용중인 경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문 인증을 끄고 패턴 인증 비밀번호를 이용해 주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자사 뉴스룸 공지를 통해 "최근 보도된 지문인식 오류는 전면 커버를 사용하는 경우 일부 커버의 돌기 패턴이 지문으로 인식돼 잠금이 풀리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케이스에는 휴대폰 본체가 케이스가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트 패턴이 인쇄된 경우가 있는데, 이 패턴을 사람의 지문으로 인식하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초 이 패턴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밝힌 갤럭시S10이나 갤럭시 노트10 뿐만 아니라 광학식 지문인식 센서를 사용하는 갤럭시탭S6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공지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로 도입한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가 '위조 지문'에도 뚫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만큼, 삼성전자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삼성전자가 설명한 실리콘이 아닌 투명 플라스틱 같은 다른 패턴을 지닌 재질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확인해보지 못한 다른 케이스, 다른 재질에 열리는 게 아닐지 불안을 안고 써야 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급하게 진행되는 소프트웨어 패치로 인해 지문 인식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갤럭시S10은 초기 지문 인식률이 낮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는데, 이번 보안 오류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지문 인식률을 올리면서 인식 허용 범위를 넓히다가 발생한 문제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인식 허용 범위를 줄이게 되면 지문 인식률과 속도가 갤럭시S10 사용 초기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식 관련 오류를 알면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다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대응에 나선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에서 지문 인증을 해제하라고 권고할 동안 삼성전자 공지사항에는 비슷한 문구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한 사용자는 "내 금융계좌가 휴대폰 분실 등으로 이른바 '털릴 가능성'이 있는데도 삼성전자가 뒤늦게 대처에 나선 점은 신뢰할 수 없다"며 "이후 패치에서도 안정성이 확실히 보장되기 전까지는 지문인식을 사용하기가 꺼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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