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교란종 지정에도 별다른 조치 없어 온라인 거래 활발해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병)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병)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생태계교란 생물 퇴치사업 투입 예산’자료에 의하면 매년 퇴치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증가추세이고 총 투입된 규모는 51억원으로 드러났다.

생태계교란생물은 생물다양성법 제23조에 따른 위해성평가 결과 생태계 등에 미치는 위해가 큰 것으로 판단되어 환경부장관이 지정·고시 하는 것을 말한다. 뉴트리아, 큰입배스 등 22종 1속이 등록돼 있다.

뉴트리아는 잡식성 식성으로 농작물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고 습지의 수생식물의 뿌리까지 다 갉아먹어 2009년 생태교란생물로 지정됐고, 배스는 토종어류와 그 알, 치어까지 잡아먹어 1998년 생태교란어종으로 지정됐다.

환경부가 제출한 ‘생태계교란생물 퇴치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2018년 각 환경청에서 퇴치한 생태교란동물만 해도 150만 개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아있는 개체수가 얼마나 되고 어느 정도의 예산을 들여야 퇴치를 완료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국 지자체에서도 생태계교란종 퇴치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인천, 광주, 대전, 세종, 제주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선 생태교란동물을 잡아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수매제까지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지자체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뉴트리아 1마리당 20000~30000원, 교란어종은 kg당 2000~10000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환경부로부터 받은 ‘전국 지자체 생태계교란 생물 포획 수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 사업에 투자한 총예산 무려 86억원으로 드러났다.

외래종을 유입할 때 충분한 분석을 거치지 않고 들여온 결과 퇴치 비용으로 국민 세금만 줄줄 세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슈로 떠오른 미국가재가 이번 달 11일에야 생태계교란종에 추가된 것이다. 미국가재는 지난해 ‘외래생물 정밀조사’ 결과 전남 나주시 지석천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굴을 파고 사는 습성으로 인해 농경지를 파괴하고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토종어류를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로 이미 유럽에선 세계 100대 악성외래종으로 구분돼 있다. 이미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말 미국가재를 생태계위해성 평가 1등급에 지정하였으나 환경부는 손을 놓고 있던 실정이다.

한 의원은 “과거 뉴트리아 87마리를 방생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처음 외래종을 유입할 때 상세히 따져보지 않은 결과 퇴치작업에 국가예산이 계속 투입되는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블랙리스트 방식으로 외래종을 관리해 대처가 늦고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화이트리스트 방식을 도입해 외래종이 유입되기 전 예방 조치가 이뤄지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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