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比 87만명 많아…정규직은 35만명 적어
통계청 " 비정규직 증가는 조사방식이 변경된 탓"
시간제 근로자, 1년전比 16.5% 증가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8월 기준 750만명에 육박하면서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7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2055만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다.

같은 방식으로 작년의 비정규직 비율을 비교해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61만4000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2004만 5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0%였다.

단순 비교하면 이 비중은 2007년 3월 조사(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작년에 비해 86만7000명(13.1%)이 많고, 비중은 3.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번 부가조사와 작년 결과를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과거 부가조사에선 포착되지 않은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로 포착됐다"며 비정규직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강 통계청장의 말에 따르면 비정규직 증가는 통계청의 조사방식이 변경된 탓으로 통계청의 세분화된 조사 방식 때문에 비정규직인 기간제 노동자 35만~50만명이 통계의 범위 안에 흡수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전의 통계 방식이 현실과 매우 동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86만700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포착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36만~52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합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유형별로 나누면 한시적 근로자가 478만5000명, 시간제 근로자가 315만6000명, 비전형 근로자가 204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근로자는 37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300만5000명)보다 26.4%인 79만4000명 증가한 수치다.

시간제 근로자는 1년 전(279만9000명)보다 16.5%인 44만7000명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며 주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시간제로 일하는 근로자 가운데 폐업이나 구조조정 등을 제외하고 계속 직장에 다닐 수 있는 노동자(고용 안정성이 있는 노동자)의 비율은 56.4%로 작년 8월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시간제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9개월로, 남성(1년 6개월)이 여성(1년 10개월)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92만7000원으로, 최저 임금의 상승 때문에 1년 전보다 6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전형 근로자는 1년전(207만1000명)보다 1.2%인 2만6000명 감소했다.

비전형 근로자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자, 일일 근로자, 가정 내 근로자 등을 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른 비정규직 근로자(Temporary Worker) 비율을 비교하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24.4%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으로는 영국(5.6%), 캐나다(13.3%), 독일(12.6%)보다 한국이 21.2%로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네덜란드(21.5%), 폴란드(24.4%)와 스페인(26.8%)은 한국보다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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