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현재 국민연금이 운영하는 기금은 792조2260억원으로 이중 연금보험료가 559조9220억, 운용수익이 231조588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8월 말 기준으로 운용수익은 지난해 15조3780억원에서 올해는 10조3520조원으로 5조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기금운용은 해외채권 4.0%, 대체투자 12.7%, 해외주식 20.0%, 국내주식 18.0%, 국내채권 45.3%로 분산 투자하고 있고 이에 따른 투자손실이 8월 말 현재 5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국내외 금융시장과 대체투자 등 다양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손익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19세 이상 국민이 내는 연금이 은퇴 후 노후에 최후까지 연명할 종잣돈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하는 것도 사실이다.

쌓여가는 연금을 일정 부분 수익을 내야 하는데 투자전략과 위험 분산도 함께 반영해야 하지만 세계 경기에 따라 손익은 얼마든지 가변적일 수 있다.

792조원 규모의 기금 운용액 중 국내 주식시장에 5% 이상 투자한 규모는 113조8271억원으로 13%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313개사에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내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100개 기업에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업황에 따라 수익률도 변동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 등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보호무역 갈등에 세계 경기도 침체국면에 접어든 만큼 기금운용에 쏠리는 시선은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신세계로 14.37%에 이어 한솔케미칼(14.22%), 만도(14.22%), 대덕전자(14.07%), 한라홀딩스(14.0%), 동아쏘시오홀딩스(13.99%), 풍산(13.9%), 아세아(13.5%), 코오롱인더스트리(13.46%), LG상사(13.38%), GS건설(13.27%) 등이 상위 10개사에 포함됐다.

투자비중 가운데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18%이고 채권 비중이 45.3%로 전체 투자 비중의 63%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과 공기업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다. 단순투자에서 이제는 큰 손답게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수익률 제고를 위한 스튜어드쉽 코드도 투자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지난 2016년 도입된 스튜어드쉽코드를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도 지난해부터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오직 투자하고 있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행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5월 26일 삼성물산에 투자한 지분 11.6%의 대주주 지분이 합병으로 인해 올해 3월까지 투자손실이 6814억원이라면서 이는 노령연금 수급자 130만명의 수급액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가 경영권 승계에 국민연금이 들러리로 나서 자체 수익률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삼성에는 수익을 남기는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연말까지 가봐야 하지만 지난 8월 현재 기금운용이 전년 대비 5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함께 스튜어드쉽 코드 행사에도 투자전문가 다운 전문성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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