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구 유아 영어학원 전체 1/3 차지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이 서울에서만 1년간 44곳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소 등록현황을 분석해 서울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지난해 295곳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영어유치원은 2017년 251곳으로 집계됐지만 2년 만에 44곳(17.5%) 증가해 현재는 295곳에서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유치원 중 원비가 가장 비싼 곳은 학원비가 월 224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학원비는 교습비에 통학 차량 비용 등 기타경비를 합한 금액이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 평균의 4배에 달했다.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유아 영어 유치원이 이른바 강남권 학부모에게는 여전히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남·서초구 유아 영어학원은 87곳으로 전체의 29.5%를 차지했다. 이곳에서만 2017년에 비해 21곳(31.8%) 증가한 것이다.

영어유치원의 장점으로는 영어가 진학과 취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교사와 직접 대화할 수 있어 원어민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녀가 사립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수업의 상당 부분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 교육을 중시하는 강남권 학부모들 사이에서 영어 유치원이 성업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유아 영어학원에 2년간 보낸 뒤 사립초등학교에 진학시키면 8년간 도합 1억3000여만원이 학비로 든다.

억대가 넘는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학부모가 다수 거주하는 곳에서 영어 유치원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영어 학원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서초구에 이어 강동·송파구가 그 다음으로 유아 영어학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송파구 유아 영어학원은 46곳으로 강남·서초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강남·서초구가 영어 교육의 중심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강남·송파구를 다음으로 영어유치원이 많은 곳은 강서·양천구로 집계됐다. 강서·송파구의 영어유치원은 24곳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서울 유아 영어학원 월 학원비는 월평균 103만702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1만4078원 상승된 금액이다.

학원비가 가장 비싼 유아 영어학원은 한 영어학원 프렌차이즈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운영하는 3곳으로 이들의 한달 학원비는 224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들 영어학원비를 1년 치로 환산하면 총 2691만6000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올해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 평균(670만6200원)의 4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서울 유아 영어학원 일평균 수업 시간은 4시간 51분으로 중학교(일평균 4시간 51분)와 비슷했다.

유아 영어학원비는 업체측에서 일방적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가 과잉 학습비를 부담할 여지가 있어 관계 당국의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아 영어학원 등에 대한 합리적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사교육비에 대한 당국이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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