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첫 공동연구 결과…국내 요인은 51%
초미세먼지로 일찍 죽는 노인, 2030년 서울만 따져 2천여명 추정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중·일 3국의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보고서 발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논란을 빚어왔던 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30% 이상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첫 한중일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는 중국발 요인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중일의 첫 공동 연구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PM-2.5) 중 32%가 중국에서 비롯된 오염된 공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한중일 3국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책 결정자를 위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기 질 모델 기법을 이용해 한국(서울, 대전, 부산), 중국(베이징, 톈진, 상하이, 칭다오, 선양, 다롄), 일본(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의 국내외 초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분석한 결과, 자체 기여율은 한국이 연평균 51%, 중국 91%, 일본 55%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 요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중국은 90%이상이 중국 내에서 발생했다.

한국과 일본의 미세먼지는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는 한국 3개 도시(서울, 대전, 부산)의 초미세먼지 발생은 국내에서 비롯된 요인이 51%, 국외 요인이 49%로 나타났다.

중국(베이징, 톈진, 상하이, 칭다오, 선양, 다롄)의 초미세먼지는 91%가 자체적으로 발생했고, 한국발은 2%, 일본발은 1%에 불과했다.

일본(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의 경우에는 55%가 자체적으로, 25%가 중국에서, 8%는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긍정적인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2000∼2017년 모니터링 결과 3국 모두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 농도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지난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의 경우 한국은 12%, 중국은 22%, 일본은 2015년 대비 2017년 농도가 12% 낮아져 대기 오염 상황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발 오염 대기로 인한 미세먼지 대책이 촉구되는 가운데 미세먼지로 인한 고령자의 사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구원의 '고령화와 초미세먼지 건강영향'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초미세먼지의 건강상 악영향으로 일찍 사망하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2030년에는 연간 2133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돼 미세 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 코호트(동일 집단) 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해서 추정한 결과이다. 2015년 당시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3㎍/㎥로, WHO 권고 기준(10㎍/㎥)을 13㎍/㎥ 초과했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10㎍/㎥ 증가할 때 서울시 고령자가 환경성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3.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특히 남성, 저소득자, 고령자의 사망 위험이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초미세먼지 농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는 환경오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이로 인한 건강의 악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초미세먼지로부터 고령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LTP)' 요약 보고서는 2000년부터 한중일 전문가가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3국 정부가 연구 결과를 함께 발간한 최초의 보고서다.

당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이견으로 발간이 연기됐지만 올해 2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중국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이 이달 23∼24일로 예정된 한중일 환경 장관회의 전까지 발간하자고 합의해 발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보고서가 동북아 대기 질 악화의 원인이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중국이 인정한 것에 의의가 있기 때문에 국가 간 협의의 귀중한 과학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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