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초청토론회서 " '관광 우선 정상화' 합의 유효" 언급 눈길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북한이 호응만 해온다면 당장 실천 가능하면서도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분야가 많이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의 독자적 역할을 찾고 확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북한의 금강산 시설 철거 요구와 관련 "남북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입장 차이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한 상황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비록 서로의 생각이 다를지라도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남북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한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며 금강산 관광 사업은 남북한 합작 사업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오랫동안 방치돼온 수백 개의 컨테이너 숙소에 대해서 정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숙소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컨테이너를 사용했는데 지금 금강산 지역에 340개 정도 있다"며 "(이 시설물들은) 관광 중단 이후 관리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데 초보적인 형태의 정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거론한 컨테이너 숙소는 온정리에 있는 구룡마을과 고성항 주변 금강빌리지를 지칭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통일부는 "현재 우리 측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온정리라든지 아니면 고성항 주변 가설시설물부터 정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최근 금강산에서 존치하는 남측 시설물을 모두 제거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 남북 관계가 다시 급랭 모드로 전환됐다.

교착 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협상의 진전을 향한 의지는 양측 모두 여전히 확고하다"며 양측이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남·북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는'정부가 원산·갈마 공동개발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 "원산-갈마 투자 문제는 전망, 조건, 환경이 마련돼야 논의가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에) 제안한 것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다. 대략 여러 가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동해 관광특구 공동개발은 9·19 정상회담 합의사항 중 하나"라며 "금강산-설악산 권역을 연계해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오래된 공통의 목표로 통일부도 강원도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대답해 현재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의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최근 남측시설 철거 시한을 지난주 초로 못 박은 통지문을 보내온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입장이 완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을 포함해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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