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카드로 모욕해놓고 사과도 안해”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부모 기자회견에서 고 김민식 군의 어머니(왼쪽)가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쿨존에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 일명 '민식이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개회가 지연되면서 오늘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어린이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법안의 피해 당사자 부모들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성토하고 나섰다.

故김민식군 아버지 김태양씨는 2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나 원내대표를 규탄했다. 故 김태호 군의 부모인 김장회씨와 이소현씨 역시 다른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나 원내대표의 협상 카드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민식군 아버지 김태양씨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나 원내대표가 아이들 법안을 국회 본회의 협상 카드로 모욕해놓고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본회의가 열리지도 않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법사위가 마지막 문턱이라고 하길래 법사위가 통과돼 기뻐했는데 불과 5분도 되지 않아 법안이 필리버스터를 이유로 통과되지 못해 참담했다. 어떻게 돌아 가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를 찾아가서 무엇 때문에 본회의가 무산됐는지 알기위해 갔지만 아이들 법안이 정치 협상카드로 이용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상정 안 하면 민식이법 등 나머지 생명 안전 법안들을 통과시켜주겠다’고 말씀을 하셨기에 아이들 이름에 대한 모욕적인 부분에 대해 부모님들이 다들 화가 나서 오열을 했다. 그래서 나 원내대표의 면담을 거부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 나 원내대표의 사과가 없었다”며 “저희는 민주당도 아니고 자유한국당도 아니다. 유가족들은 말 그대로 어린이들 안전을 위해서 동분서주 뛰고 있다. 저희는 정치인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故 김태호 군의 부모 김장회씨와 이소현씨는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김장회씨는 “태호·유찬이법 같은 경우에는 20만명 청원도 받았었고 답변도 받았지만 전혀 된 게 없었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고 김태호, 김민식, 이해인 양의 부모가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민식이 아버님이 같이 해주셨고 중간에 예능 프로그램 나가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다음 날 있었던 국민과의 대화 때 대통령께서 집어가지고 말씀해주시고 발언 기회까지 얻었지만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진짜 좌절,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순간순간 들 때가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무리 해도 될 수 있는 게 없고. 그런데 같이 하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매일매일 걸어왔던 이 순간이 말도 안 되게 잘되고 기적 같은 일이 계속 조금씩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는데 아이들 이름 법안 중에 민식이법이랑 하준이법이 딱 되는 이 시점에, 저희는 작은 목표를 이뤘다는 그런 딱 순간이었는데 딱 이렇게 필리버스터로 거기다 또 분명히 민식이법은 언급까지 하시면서 볼모로 잡고 이렇게 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이제는 누구도 믿을 수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들죠. 정치권에 있는 누구도 믿을 수 없겠다”고 오열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