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필리버스터 철회하고 타협해야
한국당 "여당이 예결위 3당 협의 거부…'타협은 없다'
"문 의장, '부진즉퇴'…"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두려워해야"

한국당 필리버스터 영향에 국회 본회의 파행.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내년도 정부예산안이 법정시한내 처리가 무산됐다.

올해도 예산안이 '지각 처리'될 경우 2015년 이후 5년 연속 법정시한 내 처리는 '물 건너간' 셈이다.

여야는 2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정국속에서 정부예산안의 기한내 처리가 불발된 상황을 서로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 의장은 "부진즉퇴(不進則退), 즉 나아가지 못하면 퇴보하는 것"이라면서 "20대 국회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과 역사 앞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두려워해야 할 시점"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예산 심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민주당이 예산안을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고 말해 여전히 갈등의 평행선을 이어갔다.

민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은 한국당이 예산 심사 지연마저 남의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은 마치 여당이 필리버스터 철회를 조건으로 예산심사를 거부하는 것처럼 호도했으나, 지난 1일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돼 예산심사 권한이 예결위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로 이관됐다"며 "원내대표간 협의를 통해 예산심사를 얼마든지 마무리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당은 200여개 법안에 대해 닥치는대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회를 마비시킨 장본인"이라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조건없이 철회해야 한다"라며 한국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며 "집권여당 스스로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초유의 사태"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헌법과 국회법이 명시한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은 오늘로써 끝난다. 그러나 정기국회까지는 아직 8일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남아있다"며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행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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