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1.6%…반도체 등 수출가격 하락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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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0%로 집계됐다.

3분기 성장률이 0.4%를 나타내면서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2.0%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4분기 성장률이 0.93∼1.30%정도만 달성해도 한은의 전망치는 무난히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측도 이에 대해 정부의 재정 집행의 의지에 따라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성장 요인을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0.2%, 설비투자가 0.6%,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1.0%, 수출이 4.6% 각각 전기 대비 증가한 반면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주체별 성장 기여도는 정부 부문은 하락했고 민간 부분은 상승했다.

정부 부문 기여도가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하락했으나 민간 부문 기여도는 같은 기간 -0.2%포인트에서 0.2%포인트 상승했다.

지출 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 기여도는 하락한 반면 순수출 기여도는 상승했다.

내수 기여도는 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이 부진하면서 2분기 1.3%포인트에서 3분기 -1.0%포인트로 하락했다. 반면 순수출 기여도는 같은 기간 -0.2%에서 1.4%로 상승 전환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6% , 전년 동기 대비 0.4% 각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이는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했지만, 외국에서 받은 배당금 등이 포함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0.4%)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에는 저축은 늘었고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저축률은 35.0%로 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고, 총투자율은 30.4%로 전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인 GDP 디플레이터는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한 수출품과 투자재 등을 포함한 국민경제 전반의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반영한다.

올해 3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6% 하락했으며, 이는 1999년 2분기(-2.7%)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 급락하면서 수출여건 악화가 주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내수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1.0%로 2분기(1.7%) 대비 많이 축소된 가운데 수출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6.7%를 기록한 반면 수입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0.1%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제품, 철강제품 등 주요 수출품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 디플레이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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