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11.07% 폭락…채무보증 비중 높아 사업 축소 불가피

▲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회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사진은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지난 6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강자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가 11.07% 폭락하며 장을 종료했다. 전일 발표된 부동산PF 투자비중(익스포져) 건전성 관리방안이 발표된 영향이다. 그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며 증권사들의 주요한 수익원이 돼 온 부동산PF 리스크관리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며 취해진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제3차 거시건정성 분석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PF 익스포져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주요 골자로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 100% 설정 ▲부동산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 위험값을 12%에서 18%로 상향 ▲현행 발행어음 조달 및 운용 자산은 레버리지비율 산정시 제외됐던 규정을 수정해 발행어음 조달자금의 10%를 초과하는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에 대해 레버리지 비율에 가산 ▲기업신용공여 추가한도의 취급대상에서 부동산관련 대출 제외 등이다.

안팎에서 부동산PF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있어왔지만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며 전방위 통제에 나섰다는 소식에 이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회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산관리(WM)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투자은행(IB) 부문 중 부동산 PF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규제강화 발표 다음날인 6일 하루 동안에만 주가가 4155원에서 3695원으로 460원(-11.07%) 폭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장중 한때 3640원(-12.39%)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자 낙폭을 크게 줄이지 못한 채 소폭 반등 마감했다.

그간 메리츠증권의 성장세에 칭찬 일색이던 애널리스트들도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며 우려를 담은 리포트를 내놨다.

증권업 베테랑 분석가인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PF 우발채무 규모는 삼성증권 추산 7조원에 이른다”며 “이는 자기자본대비 192%로 익스포져 축소와 관련 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금융당국이 규제 적용에 일정한 유예기간을 부여했고, 수익성이 낮은 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축소로 당장의 충격은 최소화될 것”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다방면의 규제로 향후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영업 확장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규제 적용 유예기간으로 내년 7월부터 부동산 채무보증의 50%만 한도 계산에 포함하고 내후년 1월부터는 75%, 내후년 7월 이후에는 100% 부여를 적용해 시차를 두고 적용비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여신전문금융사 관련 규제 또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여전사의 부동산PF 대출 및 채무보증 합계액을 여신성 자산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PF 채무보증에 대여 대출과 동일 비율로 대손충당금 적립의무를 부과했다. 증권사 IB와 협업해 부동산대출 비중을 높여온 여신전문금융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PF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막고 증권사 수익구조의 균형회복을 통한 선제적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이번 조치가 이뤄졌다”며 “당장 조건을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만큼 단계적으로 규모를 축소하거나 자본 확대를 통한 건전성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PF본부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이번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 유지를 위해 당장 조단위 증자가 필요한데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어쩔수 없이 관련 익스포져를 축소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목표주가를 18.2% 하향한 4500원으로 제시했다. 통산 목표가 상향 및 유지 보고서가 다수를 이루는 증권업계에서 목표가 하향은 단기 매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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