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입금 9조4천억 달해…이자비용 300억 이상 줄을 듯
재무안전성 기대감에 투자심리 회복

▲ CJ제일제당이 부동산 매각과 유동화 대금 등으로 모은 1조4000억 규모의 자금으로 빚 갚기에 우선적으로 나선다.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CJ제일제당이 부동산 매각과 유동화 대금 등으로 모은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우선적으로 빚 갚는 데 쓰기로 했다.

11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과 유동화 대금, 자회사 상환우선주(RCPS) 발행 등으로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이 모일 전망"이라며 "모인 자금은 우선적으로 순차입금을 축소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구로공장 부지를 2300억원, CJ인재원을 CJ ENM에 528억원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8500억원 규모의 서울 가양동 부지를 신탁수익회사인 케이와이에이치에 처분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가양동 부지 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어 매각 차익이 더 발생할 수 있다.

또 CJ제일제당은 종속회사인 CJ아메리카가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아직 가양동 부지의 매각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CJ가 확보할 유동성 자금은 도합 1조43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우선적으로 부채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3분기) 차입금은 9조4752억원에 달하며 순차입금 비율은 105%에 달한다. 그동안 CJ가 취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2015년에 5조원 규모였던 순차입금이 4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만해도 시장에서는 바닥을 찍었다는 우려가 컸다. 재무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자산 유동화를 택했다. 올해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되면 순차입금은 약 8조원으로 축소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우려가 있는 상태"라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현금이 들어오면 재무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

부채비율 감소는 이자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연 이자율을 고려할 때 최소 3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기대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재무개선에 나서자 시장에서도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순차입금이 줄었고 부채비율도 크게 줄어들면서 신용등급 하향 위기도 벗어날 것이란 기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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