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난조로 적자 눈덩이…고객 몰린 키움증권만 호황

▲ 올 한해 저조했던 코스닥 시장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 스탁론 기업들도 개점휴업 상태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올 한해 주식담보대출 전문업체들이 코스닥 시장 난조에 따라 개점 휴업에 들어가면서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기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증권사로 몰려 증권사의 이자수익만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및 스탁론(주식 관련 대출업)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난조에 따른 상장폐지기업 증가 등으로 인해 사업 위험이 커지면서 주식담보대출을 하는 대다수 업체가 사업을 접거나 유지하고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지 않고 개점 휴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7일자로 정부가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 주식매입대출로 영업을 해온 저축은행과 전문 스탁론 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당시 금융소비자원 등 전문가들은 서민금융에 대한 보완책이 미비하다는 지적과 함께 저축은행 등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투자시 자본효율을 높여 투자하려는 개인 고객들과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 역할을 하던 전문 업체들도 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본지 6월 17일자 ‘DSR 제2금융권까지 확대 적용, 증권시장 미칠 영향은?’ 기사 참고)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자금을 공급해오던 증권사, 그 중에도 개인 주식투자 고객을 많이 확보한 키움증권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살펴본 결과 주로 개인들이 주식매입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대상인 코스닥 시장의 침체에 따라 주식매입대출을 해 줄수록 이익보다는 짊어져야 할 짐이 컸던 전문 스탁론 업체들이 백기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스탁론업체 마케팅팀장은 “거래소에서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상장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코스닥기업들을 줄줄이 상폐시키면서 이 기업들에 진행된 레버리지 투자가 모두 손실로 돌아와 해당 업체들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매출이 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스탁론 사업은 크게 본인이 가진 돈의 최대 300%까지 대출 받아 400%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매입자금대출, 주식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 주식 가치의 최대 70%까지 대출 받아 사용하는 주식담보대출, 증권사에서 신용이나 미수로 주식을 매입한 후 주식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때 급전을 쓰는 주식 신용, 미수 상환대출 등이다. 어떤 것이든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에 자본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쓰게 되고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시 최종 리스크는 스탁론 회사가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시 변화된 제도에 대한 증권사의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 대형증권사 WM센터장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자금을 추가로 융통해 레버리지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미수와 신용, 담보대출, 주식매입자금 대출 등 다양하다"며 "그 중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는 주식매입자금 대출, 즉 스탁론에 정책적인 압박이 가해진다 해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내지 않았다.

실제로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인 키움증권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말 26.1%에서 지난 3분기말 29.1%로 상승했고 3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3분기까지 별도 기준 영업이익 2614억원, 당기순이익 2172억원을 기록하는 동안 이자수익으로만 989억원을 올렸다. 자기자본 2조 남짓의 회사가 3분기 만에 이자수익으로 1000억 가까이 벌 수 있는데 사업구조가 낙후됐다고 비난만 하기는 어려운 수익성이다. 자기자본 9조원의 미래에셋대우가 3분기 동안 거둬들인 이자수익이 936억원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한 증권사 기획본부장은 “다들 투자은행으로의 전환만을 이야기하지만 꼭 블루오션 개척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레드오션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전략”이라며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에서 1등을 유지하기 위해 리서치, 교육, 상품개발, HTS 업데이트 등에 사용하는 비용이 타사 대비 월등한 만큼 무조건 비난만 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한 스탁론회사 대표는 “현재는 하이스탁론, 팍스넷, 부자네스탁론 등 몇몇 업체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지로는 다 개업휴업 상태”라며 “풍선 효과로 고객들이 증권사에서 직접 돈을 빌리다 보니 7~9%에 달하는 높은 이자비용을 치루며 투자에 나서 증권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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