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20% 해외에서 거두는 미래에셋대우…베트남은 증권사들 격전중

▲ 이달 초 증권사들이 격전중인 베트남에 파인트리증권을 공식 출범한 한화투자증권 출범식 사진(제공=한화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일간투데이는 각 분야별로 2019년 금융투자업계 주요 이슈를 정리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글로벌,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정보통신기술(ICT), 리스크관리 등 각 주제 속에서 주요 회사들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그 의미를 정리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지난해는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며 적자기조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이익을 벌어들인 원년이었다. 2018년 말 기준 증권사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1조2280만달러로 2017년 7480만달러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또 사업 내용도 기업공개(IPO) 주선 업무나 위탁업무 등 기본적인 수준에서 점차 글로벌 IB들과 경쟁하며 주요 딜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돼, 해외법인도 당당히 회사 수익의 일익을 담당하는 분위기로 바꼈다. 금융투자업계 해외사업 선두에는 미래에셋대우가 있다.

각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합개 60여개에 달하는 해외 거점 중 4분의 1인 15개를 운영중인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이익의 20% 가량을 해외에서 거둬 창립 초기부터 부르짖어온 ‘금융수출’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홍콩, 베트남, 미국 등 10개국 14개 거점을 통해 국내 상품의 해외시장 소개, 외국인의 한국시장 거래 브로커리지, 현지 딜소싱 등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손을 떼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박현주 회장의 지시에 따라 경영진의 의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딜들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7조원 규모의 미국 랜드마크 호텔 통계약 체결, 1조원이 넘는 프랑스 마중가 타워 인수, 라스베가스 복합 리조트 사업 등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한 통큰 투자들이 진행됐고 거점을 통한 리서치를 통해 해외주식 예탁자산도 2018년말 4조8000억에서 7조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8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톱10 증권사로 자기매김중인 키스베트남(KIS Vienam)이 브로커리지부터 IPO, 인수합병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거점인 키스인도네시아도 전세계 4위의 인구수를 가진 인도네시아에 한국형 온라인 거래 시스템을 이식해 시장점유율 강화에 힘쓰는 등 신흥 시장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영채 사장이 해외투자자산의 3할을 중국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합작 증권사 추진 등 거점확보와 채널 구축을 진행 중이다. 합작증권사 설립은 이미 3년 전부터 증권 차원이 아닌 NH금융지주 차원에서 중국내 대형 유통그룹인 공소그룹과 협의 중에 있는 만큼 조만간 결과물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중국법인과 상해사무소를 전초기지 삼아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업들과 다양한 딜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와의 합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단행된 연말 인사에서 해외투자 확대를 위해 글로벌 운용본부를 신설한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KB증권은 타사 대비 한발 늦은 해외공략을 만회하고자 먼저 나간 증권사들의 전례를 살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모든 증권사들의 격전지인 베트남에서 ‘베트남 특화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문을 열어 연간 순이익이 20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현지법인 KBSV가 올해는 상반기에만 2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낸 가운데, 증자로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키워 베트남 톱10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고, 규모 확대를 멈추지 않을 기세다. 펀드, 랩 등 베트남향 상품 출시와 현지 리서치 강화는 물론, 환전없이 거래 가능한 해외주식서비스 국가에 베트남을 넣고 고객 편의를 높여 베트남은 KB가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증권사들이 아시아 거점으로 삼는 홍콩 다음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사들이 앞다퉈 베트남 현지화에 열을 올리자 중형사인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4월 현지 증권사 HTF증권 인수 인가를 받고 지난 4일 파인트리증권으로 이름을 바꿔 공식 출범했다. 현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래에셋대우나, 이미 10여년째 베트남 투자 노하우를 가진 한국투자증권과 출발선은 다르지만 그룹 비즈니스를 통해 생성된 또다른 네트워크로 현지 기업의 IPO나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증권사 기획본부장은 “증권사들의 해외진출, 특히 아시아시장 집중은 투자상품의 지역적 중심이 신흥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초기 현지에 나가 고생했던 인력들의 몸값은 부르는게 값이 된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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