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반등하며 주가연계 기초자산 파생상품 투자 경고음

▲ 금리연계파생상품 사태가 벌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증권사의 리스크관리 의식은 변함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최근 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면서 oo증권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의 조기상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에만 이미 ELS, DLS 4종목의 조기상환이 확정됐다. 이번에 출시하는 oo증권 ELS 3종목도 만기는 다르지만 모두 스텝다운 조기상환형 ELS으로,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하지만 않으면 이익을 얻고 상환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최근 파생결합상품 신상품 공모를 알리는 모 증권사 상품소개 보도자료의 일부다. 장밋빛 일색의 설명 문구를 보면 당장이라도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한다. 근래에 주가 흐름이 좋으니 파생결합상품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아 수익을 내기 쉽고, 기초자산(주가지수, 개별종목 주가 등) 가격이 급락하지만 않으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얼핏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은 듯한 설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설명은 주의를 요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형 증권사 장외파생상품본부장은 “최근 주가가 흐름이 좋았던 것은 주지하다시피 맞지만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현 상황은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하락의 리스크도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수든 개별 종목이든 단기 상승이 높았던 기초자산의 파생결합상품은 설정 이후 낙폭이 커질 가능성, 즉 이익을 확정시킬 수 있는 약정 구간을 벗어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지점에서 실제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하는 한 증권사 PB는 “문구만 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상품이 구성된다는 것은 반대 입장에서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확률적 가정하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몇 달 뒤의 상황을 개별 투자자가 낙관해 투자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 같은 설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전분기보다 5조3000억원이 줄어든 11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주가연계증권(ELS, ELB)과 파생연계증권(DLS,DLB) 모두 줄어들어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던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이 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 안개속에 있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홍콩사태 등 글로벌 정세의 불안에 따른 해외증시 부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투자 수요 감소를 들었다.

특히 좀더 다양한 기초자산 구성이 가능한 파생연계증권은 발행액의 감소 속에서도 3분기 상환액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4.2%인 3000억원이 늘어 7조5000억원에 이른 반면, 주가연계증권은 3분기 상환액이 전분기 대비 16.2%에 해당하는 4조2000억원이 줄어 21조7000억원에 머물렀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가 변동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주가연계증권 투자에 나설 때 좀더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금감원이 3분기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퇴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DLF사태는 아직도 피해자 보상 문제가 진행중인 사안이다. 당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DLS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자들이 가입하면서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인지 없이 투자가 진행된 불완전 판매가 핵심 원인이었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팀장은 “주요 증권사의 수익원이었던 ELS 상품이 발행액과 건수가 급락하면서 수익에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독일국채 10년물이 불과 반년 사이에 25bp(0.25%)나 떨어질 리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해 거액 손실이 난게 불과 얼마전인데 지수만 폭락하지 않으면 문제없다는 식의 설명은 투자자를 오인케 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증권사가 내놓은 보도자료 말미에는 빨간 글씨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부기돼 있다.

“파생결합증권(사채)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으며, 기초자산의 변동 및 발행회사의 신용위험(부도 또는 파산 등)에 따라 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입 전 (간이)투자설명서 필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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