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함없이 고객의 편에 서자”

▲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제공=NH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금융투자업계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임직원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거창한 신년 메시지가 아닌, 지난 8개월간 현업부서와 고민했던 과정을 담담하지만 현실적으로 담아내 눈길을 끈다.

신년사에서 정영채 사장은 냉엄한 국내외 경제전망을 제시한 후,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자산관리와 운용 니즈는 확대될 거라며 그 속에서 기회를 찾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세상이 디지털화 됨에 따라 바뀌고 고객도 그에 따라 바뀌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세상이 바뀌고 고객이 바껴도 고객의 편에 서서 고객 가치창출을 위해 진심을 다한다는 기본 정신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년도 신년사에서 화두를 던져 화제가 됐던 ‘과정가치’에 대한 지속 실천도 당부했다.

정사장이 말한 세상의 변화는 기술혁신과 빅데이터의 축적에 따른 경제산업구조의 변화다. 그는 ‘박리다매’ 비즈니스는 축소되고 디지털 플랫폼이 그 자리를 대체할 거라는데 주목했다. 금융투자업을 포함해 모든 산업이 가성비 높은 똑똑한 플랫폼으로 바껴 고객들은 개인화된 프리미엄서비스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사장은 금융투자업계도 이러한 트랜드에 따라 고객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사장은 고객들이 저금리 속에서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관리 고민이 심화돼 투자자산을 늘리고 자산관리도 해외와 대체투자(AI)로 다변화시키고 있다고 봤다. 동시에 ICT 혁명으로 투자정보와 채널 접근성이 좋아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ICT시스템으로 효율성을 높이거나 아예 프리미엄 오프라인 대면상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게 정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개인 고객 뿐 아니라 기업고객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법인 고객들은 금융투자회사가 단순히 자본조달자의 역할을 넘어 사업구조개편 및 신사업개척의 파트너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므로 증권사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특히 정사장은 고객의 변화는 곧 증권사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와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이 ICT중심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사업구조 재편 니즈가 커 M&A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것을 강조했다. 기업 재편의 파트너이자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역할 속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에 올라타라는 요청이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사장 취임 이후 ‘자본시장 넘버원 플랫폼 플레이어’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증권사 직원이 거래를 일으키는 거간꾼, 즉 브로커(Broker)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고객이 믿고 찾는 조언자, 즉 어드바이저(Advisor)의 역할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고객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정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심부름을 대행하는 집사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미리 파악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컨설턴트이자 해결사가 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뛰는 영업맨들만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들고나가 싸울 무기를 후방에서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고객의 목적에 맞는 상품과 솔루션을 본사에서 지원해주고 기존의 시스템을 정교화하며 그 스펙트럼은 확장하라는 주문이다.

정사장은 작년 한해 빅3 증권사로서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낸 것을 칭찬하면서도 조직운영과 영업효율성 제고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북을 사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 아웃풋을 중시하돼 인풋의 수준과 그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도 고려하라고 말했다.

특히 정사장이 강조하는 핵심은 수익 창출의 무게중심이 자체수익 창출 보다는 고객을 위한 상품과 솔루션 제공에 있다는 점이다. 즉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고객 중심에서 먼저 접근하라는 지시다. 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시대에도 고객을 움직이는 건 관심과 수고로움과 진심”이라며 “고객의 편에서 일할 때 회사도 함께 성장”한다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하라고 당부하며 글을 마쳤다.

눈앞의 이익이 아닌 고객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과정가치’ 실천을 지속하라는 명료한 메시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