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묻지마 통합 안돼”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하면서 보수통합이 연일 정치권 이슈가 되고 있지만,통합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황교안 대표는 새로운 보수당, 이재오 전 의원이 주축이 되는 국민통합연대, 이언주 의원이 이끄는 전진 4.0, 우리공화당을 아우르는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 구상을 실현시키는 기구로 통합추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통추위를 통해 보수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보수통합을 이뤄내야 더불어민주당과 1:1 대결을 펼치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은 빠른 속도로 통합을 추진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중진 의원들이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보수통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의사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즉, 자신이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새로운 인재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물론 다른 소수 야당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수통합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오신환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는 7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 “범보수 통합에는 희생과 혁신이 동반돼야 된다”면서 제3지대론을 꺼내들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부터)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정운천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힙뉴스

황 대표의 통추위는 ‘자유한국당’ 깃발 아래 모여들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새로운보수당은 ‘제3지대’ 깃발 아래 자유한국당이나 새로운보수당이나 동등하게 통합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보수당의 최대 주주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묻지마, 무조건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수통합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난색을 표하면서 다른 소수야당들과의 통합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통추위를 통해 통합을 이루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올해 총선 때 보수정당들이 각자도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소수정당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사라졌다.

오히려 초조하게 느껴지는 세력은 자유한국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막기 위해 비례한국당 등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보수통합을 꺼내들었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은 통합을 놓고 상당히 많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소수야당들은 느긋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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