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전운으로 또다시 예측불허의 새해를 예고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수출입 규제로부터 한 숨 돌리는가 싶었던 새해가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서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세계를 긴장 속으로 몰고 있다.

이란이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현지시각 8일 새벽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했다. 이 같은 공격에 미국은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미국의 초강경 대응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란의 미국 기지 공격 소식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등 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어느 한쪽이 중단하지 않은 한 파장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양측이 항전을 다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개될 미국과 이란 간 보복공격은 중동발 국지전으로 확산할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란이 미국을 돕는 나라에 대해 무차별적 보복공격도 감행하겠다고 한 점으로 미루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인접국에도 전쟁 파장이 미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이 원유 주 수송로인 호르무즈해역 봉쇄에 나설 때 유가 수급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 맞불 공격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나라도 어떤 형태로든 우방이라는 틀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 원유의 안정적 수송을 위해 호르무즈해역의 해상 수송 작전에 군함을 파견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호르무즈해역인 만큼 미국과 이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응에 따라서 이란의 보복전도 잇따르면 이란이 최후 수단으로 자국 해역인 호르무즈해역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란도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세계 최고의 군사 대국이라지만 중동의 맹주라는 자부심이 있는 이란의 보복공격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어느 한쪽이 타협점을 찾지 않는 한 양측이 공언한 바 대로 전개되면 제4차 중동전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란이 미국의 우방과 동맹국들도 공격대상으로 삼은 만큼 공격당하는 우방과 동맹국들도 눈 뜨고 보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란이 그야말로 순교 차원에서 순국을 다짐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전 될 우려가 다분히 있어 보인다.

미국은 솔레이마니 폭사를 테러리스트에 대한 응징이라고 말했지만, 이란은 미국과 이에 맞서 산화한 순교자라는 극과 극의 입장차를 확인했다.

이란은 둘째치고 미국을 설득시킬 주변국들의 역량이 여전히 미치지 못하다는 점도 이번 미국과 이란 전운을 보는 안타까운 시선이다.

테러리스트를 사전에 제거한다는 명분에 주요국의 반응도 미지근한 상황에서 이란의 보복작전을 말릴 명분도 없어 보인다.

그 때문에 이란 뿐만아니라 이라크, 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파견된 국민의 안전에 철저한 대응 태세와 사전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 중동의 다른 나라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순교는 말로만으로는 끝낼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더 교민의 안전 대책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바람 잘 날 없는 미국발 전쟁의 긴장감에 테러리스트와 순교자도 아닌 애꿎은 교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국 이익 앞에는 냉혹한 현실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와 국회는 직시하고 교민대책에 긴밀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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