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코스닥 동반 하락… 방산주 폭등 정유주 주춤
영업이익 선방한 삼성전자는 꿋꿋

▲ 중동 사태에 따라 급락한 코스피와 코스닥(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미국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반격 소식에 8일 주식시장이 내려앉았다. 코스피가 전일 대비 1.11% 내린 2151.31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3.39% 폭락해 640.9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보이며 주요 경제지표가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137.72까지 밀리며 215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매수세로 장 후반 낙폭을 줄였다.

이란군의 실세이자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에 따라 이란군의 보복이 예정됐던 가운데,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일 지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반격의 현실화에 보수적인 대응을 보인 탓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반격이 이뤄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주식시장 하락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는 등 경제지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8일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1g당 6만1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2.14% 오르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 현물 시세가 6만원을 돌파한 것은 전년 8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 또한 장중 두자릿수 이상 급등하며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전년 영업이익이 4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1.79% 상승하며 568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안전판 역할을 했다.

올해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개선될 거라는 기대와 5G시장 활성화로 주가가 재평가될거라는 기대 속에 좋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2.87%까지 오르며 574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시장 전체를 드리운 중동발 악재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장을 마쳤다.

테마로 떠오른 방산주와 정유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방위산업주로 분류되는 ‘빅텍’, ‘스페코’, ‘퍼스텍’ 등의 종목이 일제히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이번 사태로 원유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정유주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대형주들로 구성된 SK이노베이션, S-Oil, GS 등 정유화학주들은 각각 5.19%, 4.13%, 3.37% 폭락하며 코스피 하락을 부채질했다.

과거 중동에서 이슈가 발생해 유가 상승 요인이 생기면 이것이 정유회사의 이익확대 가능성을 높여 주가가 오르곤 했었으나 이번 중동 사태는 원유가 가져오는 글로벌 경기효과와는 별개로 원유 공급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되고 있어 악재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한편 조선과 철강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보통 유가가 상승하면 유전 개발 수요가 늘어 강관 수요 증대로 연결돼 철강주가 오르고,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 조선주가 혜택을 보지만 지금은 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현대체절, 동국제강, POSCO 등 철강주가 각각 4.41%, 4.04%, 2.16% 하락했고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가 각각 3.14%, 2.80%, 2.65% 하락했다.

다만 이번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드러내놓고 말은 안하지만 이번 사태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이어져 장기화 될 거라고 보는 시각은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이 현명해져 뉴스에 투매 현상이 이뤄지는 일은 지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WM본부장은 “오히려 금이나 은 같은 안전자산이나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등에 투자하며 시장의 움직임에 공격적으로 올라타는 투자자가 늘어나는게 요즘 풍경”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증권사도 이와 같은 상황에 맞춰 발빠르게 관련상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최근월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6개월 만기의 원금 비보장 상품을 내놨다. 연수익률 5.40%의 상품으로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이 1년 6개월 뒤 최초 기준가의 80% 이상이거나 투자기간 중 모든 기초자산이 55%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으며 8.10%의 수익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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