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권 변화 없다' 전망…시장서는 기대감 포함된 듯

▲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롯데그룹과 관련 계열사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20일 롯데지주 우선주는 전 거래일보다 1만7300원(29.88%) 오른 7만5200원을 찍으며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5.74%(2050원) 오른 3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 우선주(1.86%), 롯데케미칼(1.84%), 롯데하이마트(0.17%), 롯데푸드(0.13%) 등 그룹 일부 계열사가 상승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 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것이란 예상 때문으로 보인다. 즉,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 경영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경우 적대적 지분 매수가 이뤄지고 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

앞서 2015년 7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당시 얽혀있던 롯데그룹 순환출자 문제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지분과 재산 등이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지주 보통주 지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3.1%다.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고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도 갖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낮아 앞으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3.1%로 미미한 데다 한국 내 지배구조는 이미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 상태여서 경영권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롯데그룹 3남매의 보통주 지분율은 신동빈 11.7%, 신영자 2.2%, 신동주 0.2%이다"며 "신격호 명예회장 지분의 상속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도기간 등을 감안 시 호텔롯데의 IPO 등 지배구조 개편관련 후속 일정들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국 내 지배구조는 이미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 상태여서 변수는 일본주주들의 표심인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선임 재도전은 불발로 끝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경영권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명예회장의 재산 문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지든 롯데그룹의 지배 구조나 경영권이 흔들릴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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