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패딩, 머플러 등 방한용품 판매량 역성장"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로 서울 명동 길거리에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대폭 늘었다.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신용수 기자] 온화한 겨울 날씨가 지속되면서 방한용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중국 관광객마저 줄고 있어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얼음을 보기 힘든 이상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달을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1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주에 깜짝 한파가 예상되기는 하나 2월에도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온화한 날씨가 나타나자 유통업계가 '겨울특수'를 노리고 내놓은 겨울 계절상품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다.

G마켓의 최근 한 달간(12월 29일~1월 28일) 방한용품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내의(-27%), 장갑(-20%), 머플러(-37%), 거위털이불(-33%), 온수매트(-27%), 전기장판(-16%), 전기히터(-42%), 여성 패딩점퍼(-25%) 등이 역성장했다.

추운 겨울에 인기를 끄는 온장고 음료도 판매가 저조하다. CU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주요 음료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두유 2.2%, 꿀물 5.3%, 차음료 6.0%, 한방음료 8.5% 등 제품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우동과 티백·분말차 등의 매출도 감소했다. G마켓의 최근 한 달간 식품·음료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우동은 지난해와 비교해 36% 역성장했다. 티백·분말차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15%를 기록했다.

겨울상품 매출이 감소하자 유통업계는 야외활동 용품, 골프, 아이스음료 등 따뜻한 날씨에 맞는 제품 판매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들었다. 반면 여름철 수요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골프용품 매출은 27.3%, 골프의류 매출은 4.1% 늘었다.

또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등 겨울철 아이스 음료 판매가 크게 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통업체가 당장의 매출 증대를 위해 내놓은 상품들이 올 겨울 내내 따뜻한 날씨로 인해 계속 판매량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게다가 따뜻한 날씨로 인한 매출 저하에 이어 우한폐렴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까지 예상돼 유통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춘제(중국의 설)' 특수를 기대하던 국내 호텔들의 고민이 가장 크다. 호텔업계는 우리나라와 중국 간 관계 호전으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을 품었다. 실제로 중국 인센티브 관광 일정이 최근 반짝 증가하던 추세였으나 우한폐렴이 터지자 예약 취소요청이 빗발쳤다. 또 내국인 소비자의 호캉스(호텔 바캉스) 예약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한폐렴이 터져 내국인 소비자들이 백화점, 대형마트와 같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설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큰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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