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진출·독일 터널굴착기계 업체와 협약 등 광폭 행보

▲ 반도건설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투시도. 자료=반도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시장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이 어려운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인 반도건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에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을 건설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직접 사업지를 물색하며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 성공 이후 제2의 해외개발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미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

반도건설은 2년간 시장조사부터 미국 주택 시장 인허가 및 행정절차, 공간설계 등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사업성을 검토했다. 지난해 7월 토지매입에 이어 이달 착공에 들어갔다.

또 반도건설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고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펀드)와 손잡고 한진그룹 경영권분쟁에 끼어들어 자신의 지분가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호반그룹 계열 호반산업은 시공능력 고도화와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대의 터널굴착기계(TBM) 업체인 독일 헤렌크네히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호반산업은 헤렌크네히트의 다양한 TBM 장비 운용에 대한 기술교육을 통해 시공능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호반산업 관계자는 "국내 1위의 TBM 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TBM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지난달 21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년 내 대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의 재계 20위권 진입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3년 내 4조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조원 이상을 들여 대기업 한 곳을 인수한 뒤 나머지 3조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야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인수 대상으로 대우건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공능력평가 35위인 우미건설은 지난달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설립한 프롭테크 특화된 IT 전문 투자회사 '브리즈인베스트먼트'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밖에 우미건설은 최근 공유주방 스타트업 '고스트키친'과 공유주택 수타트업 '미스터홈즈'에도 각각 투자했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최근 프롭테크 관련 신생기업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력이 있는 회사들이 스타트업을 발굴해 인수하면서 시장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며 "속도를 중요시하는 건설사 특성상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기술을 적용하기보다는 기술 솔루션이 우수한 스타트업을 성장시켜 인수하는 것이 투자 규모 대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건설 사업과 더불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도 한계에 부딪힌 만큼 최고 또는 일등이 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승자독식 시대로 접어든 만큼 선두 기업만이 살아남기 때문에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생존전략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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