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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1년 한국영화계의 기적을 이룬 ‘기생충'
  • 최종걸 주필
  • 승인 2020.02.10 15:3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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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101년 한국 영화사에 금자탑을 쌓았다.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영화가 지난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한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상 중 92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낭보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것도 199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이고, 역대 두 번째라는 소식이다.

작품을 함께한 작가, 감독, 배우, 투자자, 배급사가 일궈낸 이번 오스카상 4관왕은 그동안 꾸준히 도전했던 상을 한꺼번에 받은 영화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세계가 우리의 생각과 상상에 함께 기뻐하고 감격했다는 점에서 기생충을 제작한 모든 관계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제작자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감격해 했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며 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감을 표한 것으로도 이번 오스카상을 있게 한 숨은 영웅들이다.

다 알다시피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찍혀 내몰리듯이 그룹에서 배제된 아픔 속에서도 기생충 투자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는 배짱과 뚝심이 결국 일을 낸 쾌거이다.

오스카상은 8천400여 명의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소위 오스카 캠페인을 사전에 펼쳐야 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아카데미 후보 지명과 수상을 위해 5개월여 전에 다양한 행사에 나서고 이를 알려야 하는 영화 출품 이후가 더 영화보다 혹독한 작업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 봉 감독은 무려 500개 이상 외신과 인터뷰했고, 관객과 대화 무대에도 100차례 이상 섰고,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도 직접 찾았다고 한다.

'기생충'도 작년 8월 오스카 출품작으로 꼽힌 뒤 제46회 텔루라이드 영화제를 필두로 이들 회원의 표심을 잡기 위해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등을 총동원했다고 한다.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CJ ENM이 전체 캠페인 전략을 총괄하고, 네온은 북미 투자 배급을 맡아 각자 역할에 전력한 후일담도 영화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오스카 캠페인은 이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든다고 한다. 흥행과 수상을 위한 마지막 질주 덕분에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11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3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지만, 골든글로브 수상과 오스카상 후보 지명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상영관이 미국 전역에서 1천60개로 늘었다는 소식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 북미 수익은 9일 기준 3천437만 달러(410억 원), 전체 글로벌 수익은 1억6천426만 달러(1천960억 원)에 이른다. '기생충'은 지난 7일에는 영국 내 100개 관에서 개봉하는 등 이번 오스카상 4관왕으로 주요국의 상영이 늘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미국 ABC 방송이 생중계하는 오스카 시상식은 미국 전역에서만 약 3천만 명이 시청한다는 점에서 영화 속에 그려낸 우리 문화를 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그것도 네 번씩이나 수상 연단에 올랐다는 것은 세계인들에게 한국과 한국 영화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하는데 더 없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대중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는 와중에 이에 뒤질세라 ’기생충‘이 6개 상중 4개를 휩쓴 것 자체가 우리 문화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음악이든 영화든 디테일까지 혼신을 다해 표현하고 이를 그려내고 마지막 수상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도 하면 된다는 것을 실감 나게 했다. 바로 이같은 소식은 국민에게 없던 힘도 나게 한다.

이번 ’기생충‘의 오스카상 4관왕은 그야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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