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호<헌정회 대변인/한국바른말연구원장>

요즘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병명만큼이나 많이 듣는 소리가 ‘마스크’다.

마스크라는 외래어보다 ‘입마개’라는 우리말이 있기 때문일까? ‘마스크’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왠지 반감이 생겼다.

평소에는 우리 말과 글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면서도 막상 일상 용어는 외국어를 너무 쉽게 쓰고 있다. 다른나라 말에 중독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들 모두가 너도나도 무조건 ‘마스크, 마스크’라고 한다. 정부 행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신문·방송인이 더 심하다.

지난 1월 31일 본인이 진행한 모 강연회에서 "나가면서 입마개 하나씩 가져가라"고 광고를 했더니 모두가 의아해 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내가 입마개라 한 것이 잘못 되었나 싶어 국어사전을 뒤지고 인터넷을 검색해 그 뜻을 찾아보았다.

▲마스크(mask)
△[명사] 1. [같은 말] 탈1
△1.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기 위하여 나무, 종이, 흙 따위로 만들어 얼굴 에 쓰는 물건.
2. 병균이나 먼지 따위를 막기 위하여 입과 코를 가리는 물건.
3. 얼굴 생김새. [유의어] 가면2, 탈1, 방독면
△1. 마스크 : 모발에 집중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기능으로 크림타입의 헹 구어 내는 제품 △2. 마스크 : 얼굴에 바르거나 붙여서 모공을 청소하고 피부 깊숙이 수분과 유분을 공급해주는 것

영어사전
마스크 (mask)
1. (얼굴을 가리는 것) (face) mask; (펜싱·야구 등에서 쓰는) face guard 2. (용모) looks, features
mask 미국식 ,영국식
1. (얼굴을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2. (다른 얼굴 모습이 그려진) 가면3. (얼굴 마사지용) 팩
일본식
마스크 (mask)
[명사] マスク (mask, 마스크)
1. 가면. 복면.2. 입이나 코를 싸는 가제 천.3. 포수나 주심이 얼굴에 쓰는 보호

현재 유행어가 되는 마스크는 2번째 설명하고 있는 ‘병균이나 먼지 따위를 막기 위하여 입과 코를 가리는 물건’이라는 말이 적확한 것으로 보인다.

더 정확히 표현 한다면 얼굴 전체나 일부를 가리는 ‘가리개’ 혹은 입과 코를 가리는 천으로 만든 ‘입마개’라고 불려야 맞다.

나는 입과 코를 막는 가리개라고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입마개로 표현하는 것이 소통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입마개라고 말했다.

그래도 확실히 하기위해 관계자들에게 문의·심의한 결과, 입마개가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국적불명의 혼용어 범람으로 우리말 우리글이 사라지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고 우리말을 사랑한다면 마스크로 굳어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물건에 적합한 용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한힌샘 주시경 선생님의 말씀중에 “말과 글을 잃어버린 민족은 나라를 잃어버린 민족보다 더 비참하다. 나라는 잃어버렸으되 말과 글을 잃어버리지 않은 민족은 언젠가 다시 나라를 찾을 수 있지만 나라는 있으되 말과 글을 잃어버린 민족은 곧 나라마저 잃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나라 말과 글을 바로 알고 바로 쓰지 못한다면 이는 곧 스스로 나라를 잃어버리게 하는 일이다” 말씀과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씀을 되새긴다.

준말과 은어가 판치는 세상에 언젠가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이 선생님을 쌤으로 부르자고 발표했다가 비판을 받은 적이 기억난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는 국민이 되자는 뜻에서 이제 마스크를 입마개로 부르자고 제언한다.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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