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순항

▲ 유안타증권 서명석 대표(제공=유안타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이사 임기만료가 몰렸던 지난 연말부터 올해 3월말까지 각사 대표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막상 자리를 떠난 CEO는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호실적 속에 연임이 이어지거나 영전이라 할 수 있는 인사이동도 있었다. 전년 연간실적 발표가 나오자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에 대한 CEO거취가 거론되지만 실적만으로 이들의 거취를 논하는 것은 단견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유안타증권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호실적으로 마감되면서 그렇지 못한 일부 증권사에 대해 CEO책임론을 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기 만료를 앞뒀지만 실적이 좋았던 금융투자회사 CEO들 중 상당수는 이미 거취가 결정됐거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역대 최고 실적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현대차증권 이용배 사장은 현대로템 사장으로 아름답게 물러갔다. 업계 최장수CEO로 향후 행보가 궁금했던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 역시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 들고, 내달 주총에서 경영지원과 WM부문 각자대표 등극이 예상되는 박봉권 전 교보생명 부사장을 지원군으로 맞이한 상태다. 대신증권의 산 역사로 연임이 불투명했던 나재철 사장은 업계 전체를 이끄는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변신해 새로운 이정표를 그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적이 전년대비 축소된 회사들에 관심이 간다. 대표적인 회사가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1일 전년실적 공시를 통해 영업이익이 직전연도 대비 21.2% 줄어든 718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당기순이익은 22.7% 감소한 809억원이었다.

실적 하락의 원인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과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S&T) 부문의 운용수익 확대가 호조를 보였다”며 “다만 전통적으로 회사 수익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자산관리(WM)부문이 시장 변동성 확대와 거래대금 감소 등의 이유로 상대적 약세를 보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의 지점수는 전년 말 기준 63개로 신한금융투자(93개), KB증권(86개), 미래에셋대우(83개), 한국투자증권(79개), NH투자증권(79개)에 이어 6번째 규모다. 52개를 가진 삼성증권이나 49개를 가진 하나금융투자보다 많다.

최근 비대면계좌를 통한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증권사들이 지점을 공격적으로 줄이며 대형화한 것에 비하면 회사 규모 대비 적지 않은 수치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은 전통적으로 WM분야에서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모두 강점을 가진 회사였기 때문에 영업맨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상품컨설팅 능력이 뛰어나다”며 “일시적인 시장의 부침으로 인위적인 리테일 인력 조정 검토는 없고, 오히려 향후 IB부문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이 반등할 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리테일마케팅팀장은 “과거 동양 사태를 거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낸 유안타 지점 영업맨들의 경쟁력은 생각 이상”이라며 “한때 고객이탈이 심했지만 오랜 기간 쌓은 신뢰로 상당수 고객이 되돌아와 다시 자산이 증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에 정통한 한 증권사 임원은 “안정적 모기업의 등장으로 해외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IB역량이 살아나는 상황이고 서명석 사장이 공동대표 체제에서 전임 황웨이청 대표와 호흡을 성공적으로 맞춘 것에 모기업이 좋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말하는 실적 저조로 인한 용퇴설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국내 네트워크 구축에 한국인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에서 서대표를 교체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지만 회사 입장에선 공식적으로 거취를 예단해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명석 대표는 86년 입사 후 리서치센터장에서 경영기획부문장으로 변신 후 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보통 리서치센터장을 거치면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거나 내부에서 법인영업으로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감각과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동양증권이 유안타그룹의 우산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산파 역할을 했던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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