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현대건설 등 잇단 수주 낭보
이란발 코로나 확산에 중동 각국 비상…변수로 떠올라

▲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지난해 부진했던 해외건설 수주 환경이 중동 수주가 살아나면서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에서 연이은 수주를 발주하면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중동 지역 해외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중동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금액은 6조900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4300억원)보다 약 16배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해외 수주액에서 중동 수주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6%에 달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8일 아랍에미레이트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Fujairah F3)'를 디벨로퍼인 일본 마루베니 상사와 함께 수주했다.

F3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 떨어진 푸자이라 지역에 최대 2400MW(메가와트) 규모의 복합발전 플랜트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수주금액은 약 1조1500억원 규모로 오는 2023년 4월 준공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에서 총 4조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에서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알제리에서는 1조9000억원 규모의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를 수주했다.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회사 소나트랙이 발주한 총 4조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정유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지난 5일 파나마 메트로청으로부터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공사'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했다. 현대건설(지분율 51%)은 이번 사업을 포스코건설(29%)·현대엔지니어링(20%)과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수주했다. 총 공사규모는 3조3000억원(약 28억1100만달러) 규모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카타르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발주한 약 6130억원 규모의 루사일 프라자 타워(PLOT4) 공사 낙찰통지서를 접수했다.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타워 공사는 카타르 루사일 시티 금융지역 일대에 지하 5층∼지상 70층 오피스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34개월로 오는 2022년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연기된 프로젝트가 올해 현실화되면서 수주액이 늘어난 것"이라며 "올해 해외건설 수주 환경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해외건설 사업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동에 해외 사업장이 있는 바레인,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등 4곳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223억달러(26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64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13년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정부는 해외수주의 부진 원인으로 지난해에는 중동과 아시아지역 수주액이 2018년보다 각각 48%, 23%가량 떨어지는 등 대외 수주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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