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선 2000붕괴, 글로벌 주요 시장 동반 폭락

▲ 코로나19사태가 팬더믹 현상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글로벌 지수의 폭락에 영향받은 한국 시장도 주저앉았다.(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를 넘어 이탈리아와 북유럽 등 전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Epidemic)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증시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미국 뉴욕 증시는 3대지수 모두 4%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대거 폭락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일 2만5766.64로 마감해 전 거래일 보다 4.42%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도 8566.48로 끝마쳐 전 거래일 대비 4.61% 폭락했다. S&P500 지수 역시 4.42% 하락한 2978.76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영국(FTSE100), 독일(DAX), 프랑스(CAC40) 등 유럽 주요국 지수도 각각 3.49%, 3.19%, 3.32% 떨어져 일제히 공포감을 반영했다.

미국이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인 데는 전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과 미국에서의 첫 번째 사례임을 공식화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향으로 28일 한국시장도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88포인트(3.30%) 하락한 1987.01을 기록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도 27.44포인트(4.30%) 폭락하며 610.73을 기록해 600선 붕괴마저 위협받았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후퇴한 것은 지난 9월 5일 장중 1992.51을 기록한 이후 약 반년 만이다.

28일 코스피 폭락은 외국인들이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630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2206억원, 기관이 362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674억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가 475억원과 19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24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이어졌고, 개인들은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 임동민 이코노미스트와 백윤민 채권전략가는 28일 보고서에서 “코로나 19 우려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서 글로벌 전 지역으로 퍼지며 판데믹 (Pandemic: 전염병의 전세계적 확산) 공포로 전환하고 있다”며 그 근거로 “지난 이틀 간 중국 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중국 확진자 수를 초과했으며, 브라질, 그리스 등 7 개국에서는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IMF 는 현 사태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명확하며, 성장률 전망을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것을 들었다.

또 미 증시의 폭락 원인으로는 “코로나 19 확산 가능성 커지며 투자심리 위축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대선 실패 가능성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의료비 부담이 큰 미국에서 사태 확산 시, 의료보험 개혁 요구로 트럼프 재선 성공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투자전략담당 이진우 팀장도 ‘코로나19가 샌더스 지지율에 미칠 영향’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샌더스가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이라는 슬로건으로 의료정책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며 “만약 ‘코로나19’의 공포감이 더해져 미국 내 의료체계에 대한 불만이 급격히 확산된다면 민주당 내 샌더스의 지지율이 굳히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사스나 메르스 등 과거 사례를 참고해 과매도 국면시 적절한 투자로 과실을 향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센터장은 “단기 변동성 국면에 따른 위험관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중기적 관점에서는 정보기술(IT) 산업이 이끄는 세계적 거시 회복 사이클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코로나19의 충격에 비례해 주요국의 적극적 정책 대응이 위험자산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차 하단을 2050 수준으로 보고 이 단계부터는 비중확대가 중기적으로 유리하다”며 “2단계 하단은 1950 수준으로, 과거와 달리 현재는 경기 회복 사이클 초입인 만큼 이 수준에선 강력한 저가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센터장이 전망하는 3월 코스피 등락폭은 2000~2150 수준으로 반도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주도주 중심의 접근을 주문했다.

KB증권 신동준 센터장도 “ 3월 중순까지는 국내 확진자 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코스피 2,000선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뉴욕 증시와 국내 증시가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했고 향후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때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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