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순증 가입자 한자릿수 하락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 이후 공짜폰 등장
LTE 애플 아이폰11 시리즈 인기 대조적
4G/LTE망 서비스 충분·킬러앱 부재 의견도

2019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주요지표.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국내 5G 이동통신 순증 가입자 하락에 대한 원인을 두고 분석이 엇갈린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까닭이라는 분석과 함께, 기존 LTE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킬러앱 부재로 유인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5G 가입자 증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여서 KT·SKT·LGU+ 이통3사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로 떠들썩했던 5G인기가 출시 9개월만에 시들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일 공개한 무선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5G 가입자는 495만8439명으로 전월 466만8154명 대비 29만285명(6.2%↑)이 늘었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매월 50만 명 이상 증가했으나 출시 9개월만인 11월 3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반면 아이폰11 시리즈의 국내 판매 시점과 맞물려 국내 4G/LTE 가입자 수는 늘었다. 이를 두고 애플이 10월 말 LTE 모델로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세계적으로 5G망이 깔려있지 않은 데다 5G의 넓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킬러앱이 나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LTE 모델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4G/LTE로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5G 가입자 증가폭이 둔화하면서 공짜폰까지 등장하고 있다.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 이후 갤럭시S10 5G 재고를 털어내고 5G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통3사는 갤럭시S10 5G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출고가를 24만9700원 인하했다. 256GB 모델은 기존 124만8500원에서 99만8800원, 512GB 모델은 128만1500원에서 103만1800원으로 각각 내려갔다.

하지만 5G 시장은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20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대리점 등에서 불법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LTE폰인 애플 아이폰11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아이폰XS가 출고가를 내리면서 가입자가 몰리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매장방문이 줄어드는 등 소비 위축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반면 5G폰 구매 자체가 돈낭비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터넷의 구조적 한계와 함께, 5G의 속도를 필요로 하는 글로벌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싼 통신비를 부담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5G폰의 성능을 실감하려면 국내 통신사의 기지국 간 속도뿐만 아니라 국내외 콘텐츠를 전달하는 체계 역시 5G로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구조상 각 단말이 이웃단말에게 전달하는 체계여서, 최초 출발부터 최종 도착까지 정보전달을 책임지지 않는다.

5G 인터넷 접속속도가 LTE보다 수십 배 늘어나려면 국내 망사업자는 물론 세계 각국 망사업자 내부의 단말들과 기지국들 역시 5G가 구축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4G/LTE망만으로 스마트 서비스의 운영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 5G망이 깔리지 않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에서 숙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는 등 자율주행차와 가상현실, 증강현실, 원격수술 등 앱들 역시 수십배의 속도를 필요로 할 만큼 복잡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G망이 제 값을 할 때는 5G망의 넓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킬러앱이 나온 이후"라며 "개발자들은 앱을 만들 때 현재 4G/LTE망에서 운영 가능하도록 스마트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는 콘텐츠제공자들이 돈을 더 내고 더 높은 접속용량을 구매할 동기가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3G폰을 경쟁적으로 사기 시작한 것은 카카오톡이라는 킬러앱이 출시된 이후라는 설명이다.

5G 가입자 유치 순증세가 꺾이면서 통신3사 목표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지국 설치 등 비용부담을 커지는 반면 매출액 증가 기대감이 낮아지는 탓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5G 가입자 유치 실적이 저조해 이동전화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성장과 매출액 증가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5G 가입자 성장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진한 5G 가입자수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LG유플러스의 주가를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