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남·오정환 부자의 특별한 '전우애'

▲ 오병남 준위와 오정환 대위.사진=국방부

[일간투데이 조필행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3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육군 항공장교의 길을 선택한 부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항공장교로서 3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곧 전직지원교육을 앞둔 육군시험평가단 감항인증실 오병남 준위(52세, 감항인증관, 아버지)와 이제 갓 항공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한 7군단 17항공단 오정환 대위(진)(26세, 조종사, 아들)이다.

아버지 오 준위는 지난 1987년 부사관으로 입대해 특전사에서 4년간 근무한 후 항공장교로 선발돼 야전에서 코브라 헬기 조종사와 항공학교 비행교관을 거친 베테랑 조종사로 현재 시험평가단에서 감항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 강릉대침투작전 등 다수의 작전과 재해재난 현장에서 활약해 왔으며, 지난 4월 5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33년간의 군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오 준위는 지난 2000년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무월광 취약시기 항공작전을 수행하던 중 엔진 내부 기어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해 불시착하는 위기에 처했지만 조종사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조치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위기상황에서 우수한 비상조치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항공기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한 조종사나 정비사에게 수여하는 웰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들 오정환 대위(진)은 현재 7군단 17항공단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해 항공장교로 선발되면서 아버지와 함께 군인이면서 조종사라는 같은 길을 걷게 됐다.

조종사로서 출동과 대기를 반복하면서 비상발령에 부대로 복귀하는 아버지의 차를 뒤쫓아 오던 아들의 모습이 생각난다는 오 준위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담아두고, 묵묵히 책임을 다해왔지만 정작 가족이 필요할 때 함께 해 주지 못했기에 이를 아들이 다시 겪게 된다는 것에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같은 병과마크를 달고 코브라 헬기 조종사로 공통점이 많은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이면서 스승과 제자이기도 하다. 병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들은 항공기 조종을 비롯한 고민이 생길때면 군대의 선배인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항공의 길을 함께 걷는 아버지와 아들은 부정을 넘어 전우애로 뭉쳐 서로를 더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