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 없이도 또는 음주 후에도 차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자율주행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 5세대 이동통신(5G)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시현 때 보였던 비대면 무인 시대로 진입했다.

서울특별시가 12일 상암 문화광장에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증 발대식'을 가졌다. 여기에는 국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자율주행 관련 정보통신기업들인 언맨드솔루션, 콘트롤웍스, 도구공간, SML, 오토모스, 스프링클라우드 등 7개 기업 그리고 연세대 등 학계가 참여했다.

이미 지난해 6월 상암에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고 9월부터 자율주행 차량을 시범 운행 중이었지만 이날 발대식은 일시적인 시범 운행을 넘어 실제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다니게 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알리는 서막으로 풀이된다.

버스 3대, 승용차 4대, 배달 로봇 3대를 투입해 통제되지 않는 복잡한 실제 도로에서 실증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우리의 경쟁 본능으로 볼 때 KT와 SK텔레콤도 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세계 자동차산업의 판도뿐만 아니라 기존 자동차 관련 제도 등 천지개벽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와 중국 등 IT 강국들은 6세대 이동통신 개발도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미래산업을 꿈꾸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과 5G 또는 6G가 다른 점은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요즘 말로 비대면 무인이다.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원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자율주행차는 면허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호출하면 와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비대면 차량 공유, 차량 스스로 주차장과 빈 주차면을 찾아 주차하는 대리주차,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지역으로도 물품을 배달하는 서비스 등을 실제 시현해 보인다는 점에서 대변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정보통신 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에서 우리의 삶을 한 단계 다른 세상으로 진입시키는 서곡이라 할 수 있다. 세탁기가 여성 혁명을 불러왔다면 5G의 자율주행은 그 이상의 혁명 시대를 몰고 올 수 있다.

면허가 없고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를 포함해 누구나 차별 없는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수직의 시대가 아닌 수평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5G의 세계 최초 상용 국가답게 이를 현장에서 시현을 넘어 실증에 나서는 대담한 도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대한민국을 요즘처럼 체감할 수 있는 때는 일찍이 없었다. 수직 시대를 수평 시대로 개혁한 촛불혁명 때부터 우리는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스스로 내고 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가 이번 코로나 19를 대처하는 방식도 그간 우리가 축적한 역량의 한 단면이라고 풀이하고 싶다. 국민과 방역 당국도 5G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5G는 원격 교육과 재택근무를 넘어 자율주행 시대를 실생활에 체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도 보이지 않지만 5G도 보이지 않는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 자율과 비대면 시대를 대비하는 정신혁명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일찍이 선각자들은 후천개벽을 예고하는 전제조건으로 정신개벽을 주창했다. 우리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주장이었다. 비대면과 자율시대가 바로 우리 생각을 개혁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 시킨 대한민국이기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을 자율주행차 도전은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세계는 이전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라는 점에서 우리가 가는 길이 표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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