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인 반도체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 목줄을 죄기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TSMC 회사를 미국으로 옮기라고 윽박지르자 옮기겠다고 한다.

소위 리쇼어링이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싼 인건비나 판매시장을 찾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 개념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미국이 대만 TSMC에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게 했지만 대만 말고 이제는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 생산하라는 것은 중국 견제를 위한 고강도 규제 조치인 셈이다.

파운드리의 원래 의미는 짜여진 주형에 맞게 금속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의미하였는데, 1980년대 중반 생산설비는 없으나 뛰어난 반도체 설계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반도체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통칭한다.

반도체 관련 용어를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팹리스(Fabless), 파운드리,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네 가지로 구분된다.

IDM은 설계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만을 전담하는 기업이다. OSAT는 파운드리가 생산한 반도체의 패키징 및 검사를 수행한다. IDM 중 일부는 자사의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능을 함께 하고 있다.

바로 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는 지난 1987년에 세워진 대만의 최초의 파운드리 회사이다. 그 TSMC가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 1위인 중국의 화웨이이다. 화웨이는 4차산업혁명의 기반을 구축하는 5세대이동통신(5G) 핵심장비 회사로 대만의 TSMC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아 통신장비를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일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를 규제한 것처럼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수출 규제 및 부품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중 일환으로 TSMC 카드를 꺼냈다.

중국의 질주를 어떤 식으로 걸고 넘어지겠다는 트럼프 전력치고는 졸렬하다고 본다. 미국이 중국을 때리면 때릴수록 중국의 자급자족은 가속화 할 수 있다.

글로벌 수급망에 역행하는 미국과 일본의 잇따른 조치는 국제질서를 어기는 역주행처럼 보인다.

다행인 것은 이 같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도 꿋꿋하게 홀로서기에 나선 삼성과 SK그룹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IDM이면서 파운드리 기능을 함께 수행하면서도 리쇼어링과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에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다소 시장 점유율이 처지고 있지만 이를 따라잡기 위해 화성에 이어 평택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한데 모아 집단을 이루는 리쇼어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4차산업혁명을 이끌 기반 요소인 반도체 경쟁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군분투 중이다.

정부는 리쇼어링을 감행하는 국내 기업에 통 큰 정책으로 지원하기 바란다. 그 길이 기업도 살리고 기업은 일자리 창출로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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