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WM, 해외, 중기특화 등 각사 전문성 강조

▲ 지난 달 29일 창립12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중기특화 증권사로서의 강점을 살릴 것을 강조하는 IBK투자증권 서병기 대표(제공=IBK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1분기 실적 저조로 고전했던 금투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각자의 강점에 집중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의 V자 반등 속에 스스로가 잘하는 분야를 더 잘해 기본에 충실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3일 증권주들이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5% 이상의 상승을 보이며 위기극복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지수는 2000선을 회복한 전월 26일 이후 6거래일만에 장중 2150선을 돌파해 전문가들이 예상한 지수 밴드 상단을 이미 뚫었다.

지수 견인의 1등 공신인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부응해 주요 증권사들도 투자자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여념이 없다.

KB증권은 3일, 온라인 고객자산 10조 돌파를 알렸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지난 2017년 이후 그룹의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 정책에 따라 점진적인 서비스 제공과 마케팅활동에 전념한 결과다. 비대면 고객 확보에 공들여온 노력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탄력을 받아, 비대면 자산이 지난 2016년 말 대비 22.3배 증가한 가운데, 올해만 약 70% 상승했다는게 회사측 분석이다.

특히 이 회사는 투자 정보에 목마른 고객들에게 지난 2월 ‘프라임센터’를 개설해 온라인 고객에게 카드뉴스, 방송 등의 형식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일부 증권방송 등에서 시행하는 증권정보 서비스와 유사한 ‘프라임클럽’ 유료서비스를 통해 4월 20일 출시 후 이미 1만2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욱이 성장성에 한계를 보이는 국내를 넘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거래에 나서자 작년 초 오픈한 해외주식투자 플랫폼 ‘글로벌 원마켓’ 가입자가 1년만에 10만명 돌파 후 현재는 2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선 2일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자산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알렸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1조원 돌파 후, 2017년 말 2조 9000억원, 2018년말 4조 4000억원, 2019년 말 7조2000억원에 이르는 등 불과 3년 만에 10배 증가했고, 올해만 2조 8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미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해외투자에 대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했던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많은 해외법인 거점을 가진 장점을 활용해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전부터 리서치센터를 ‘글로벌리서치센터’와 ‘코리아리서치센터’로 이원화해 운영해왔던 미래에셋은 대우증권이 강세를 보여왔던 해외트레이딩 노하우를 일반 영업직원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매 분기 글로벌브로커리지(GBK)포럼을 개최해 해외주식 스터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통해 단순한 종목 추천을 지양하고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투자자가 이해하고 자발적인 투자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나아가 주요 지역별 ETF운용역량을 가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통해 10개국 3700여개의 ETF 종목 투자 정보를 제공해 진화하는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MSCI글로벌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2%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주식 자산의 대부분을 국내에 집중하여 발생하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고객들의 해외주식 투자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중기특화증권사로서의 장점을 살려 영업에 나서고 있다.

SK증권은 업계 마당발로 소문난 김신 사장이 SK그룹과의 결별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업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기특화증권사로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전통적으로 채권(DCM)분야에 강점을 가진 SK증권은 올해 IPO최대어인 SK바이오팜의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며 전체 공모물량의 8%를 받아내 주식(ECM)분야 레코드를 쌓으며 변치않는 의리를 자랑했다.

지난 5월 28일에는 엑셀러레이터인 ‘끌림벤처스’와 MOU를 통해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해 중소벤처 벨류업, 주선 확대, 채권 발행은 물론 새롭게 도입될 기업성장투자기구(BDC)제도를 통해 기업의 초기 성장 단계 투자로 선점 효과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창립 12주년을 맞이한 IBK투자증권 신임 서병기 대표는 중기특화증권사로서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것을 2주년 기념사를 통해 밝혔다.

그는 “IBK투자증권은 2008년 자본시장 내 중소기업의 성장 지원을 목표로 설립됐고, 67명으로 출발한 작은 회사가 지금은 660여명의 직원과 자산 규모 5조2000억원에 이르는 중견증권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지 않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증권사들 틈에서 전문 역량을 입증하는 한편 중소기업 금융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다졌다”며 “IBK금융그룹 네트워크라는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하며, 수익 다각화와 함께 상호 윈윈의 시너지를 창출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대표는 “증권사 출신이면서 동시에 은행 출신인 서대표가 대형 증권사와의 정면대결 보다는 중소기업 성장 지원이 목표인 정책금융 회사로서 그룹 시너지에 집중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본다”며 “위기일수록 증권사들이 단점을 메우기 보단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보는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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