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전반적인 경기 침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민들의 소비성향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명품 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화장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간 입국 금지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4월에는 총 판매 실적이 9867억 원으로 급감했다. 그 중 화장품은 90.1%에 해당하는 8900억 원에 이른다.

명품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며 온라인 마케팅의 영행으로 소비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됐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명품 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 타격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겪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시장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아 궁극적으로 소비상승을 이끌 수 있는 업체들 명품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채널은 명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유럽의 명품 판매 채널 중 온라인 시장은 전체 명품 시장의 12%(333억 유로)에 불과했으나 가방, 의류, 잡화 등의 퍼스널 럭셔리 제품들은 온라인 소비 전환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퍼스널 럭셔리 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는 액세서리(가방, 신발류)로 43%, 의류(27%), 화장품(19%), 보석 및 시계류(11%)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시장의 무서운 성장세도 명품 시장 성장에 가세했다.

지난 2014년 16%에 불과했던 중국의 화장품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3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미국과 한국의 온라인 화장품 판매 비중이 각각 15%, 24%인 것에 비하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성장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전환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촉진할 것이며 이는 결국 브랜드 자산을 보유한 명품 업체들에 대한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명품 도약 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랑콤의 연매출은 약 5조원, 에스티로더의 연매출은 3조5천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LG 생활건강의 '후'는 동년기 대비 28%성장한 2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의 전영현 연구원은 "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와 같은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명품 화장품 업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설화수 등 브랜드 라인업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