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 대신 中과 '경협' 갈 수도"
모든 한반도 경제협력 구상 전면 중단
방위산업 관련 기업 주식 '호재'

▲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 경제 협력 계획이 급속히 붕괴되면서 북한 경제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북 관련 국내기업에도 명암이 갈렸다. 에너지·화학 분야는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반면, 방위사업 관련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날 발생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 관계가 파국을 맞으면서 남북 경협보다 북중 경협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한이 경제 협력의 파트너로 한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한다면 당초 북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던 중국이 북한의 제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월 이인영 국회의원이 개최한 ‘한반도 경제협력의 방향과 과제’토론회에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경제 협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중국이 중앙정부의 주도적 역할 하에 각종 개발지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북한에 대한 투자 여건 개선을 배경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종전보다 적극적으로 대북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해 4월의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5월,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리커창 중국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서울-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추진할 것을 검토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가근 북한 경제 발전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던 중국의 입장에서는 남북 관계 악화가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이 군사 조치까지 언급되면서 현재까지 검토 중인 모든 한반도 경제협력 구상이 전면 중단됐다.

남북 경제 협력 구상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에 따라 서해안 벨트, 동해안 벨트, DMZ 벨트를 건설,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이 포함된다.

남북경협 중단이라는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롯데정밀화학, 한국석유, 한국전력 등 남북 경협 주가가 하락했다.

북한은 ‘중·화학 공업 발단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채 석탄화학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한국의 정유산업 및 석유화학산업은 국내적으로 공급과잉 과다경쟁에 상태에 정체된 상태다.

한국석유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1억7303만원으로 전년대비 25.4% 감소, 1억293만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분기 5470억원의 영업 손실, 2260원 적자를 남긴 바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기업공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정밀화학 분야인 농약, 염료, 안료, 도료, 사진용 화합물 등은 수요산업의 영향을 받아 성장세가 둔화 또는 정체될 것“이라며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국제적 기술 혁신 개발 경쟁이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와 롯데정밀화학 등 한국 기업은 일찍이 북한의 석유화학 수요를 남한의 과잉설비로 대체할 수 있는 신흥시장으로 낙점했다.

하지만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를 기점으로 남북 경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제약 산업 관련주로 주목 받았던 녹십자의 주가도 하락했다.

제약산업은 기술집약도가 높아 북한의 낙후된 의료 기술 분야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녹십자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방위산업 관련 기업의 주식은 상승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 북한은 군사 행동을 공식화 했으며, 남측도 이에 크게 반발하며 군사 훈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업보고서 사업의 내용에 따르면 “방위산업은 정부에 의해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규모는 중장기 국방예산 및 군 운용 계획에 의해 결정된다”며 “국내 시장은 북핵 위협대비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분야의 획득사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 방산사업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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