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건설업계에도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집객을 동원하는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고 채용 면접에도 비대면 화상 면접을 도입하고 있다. 건설산업이 기존에 갖고 있던 딱딱한 이미지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하반기 신입 공채 면접전형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카메라 등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 화상 면접이 가능하다. 많은 기업이 비대면 채용을 시작한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면접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선다. 그뿐만 아니라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최근 건설사들은 또 다른 소통창구인 유튜브 방송에 공을 들이며 소비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객 동원을 할 수 없는 만큼, 온라인으로 분양 단지 소개, 부동산 정보 등의 콘텐츠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건설업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의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다. 당시에는 실물로 마감재나 타입을 확인할 수 없어 분양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청약 열풍의 주역은 비대면 마케팅이었다. 모델하우스를 가지 않아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활용해 집안 곳곳을 볼 수 있어 대체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라이브 방송에는 부족한 정보를 채워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니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마케팅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이버모델하우스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수요자 90% 이상이 사이버 견본주택 이용 의향이 있다는 설문 조사가 이를 방증한다. 직방에 따르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중 아파트 청약계획이 있다고 한 응답자 416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분양 트렌드 변화 등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92%인 3835명이 사이버(모바일) 견본주택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실물을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닌 만큼 고려해야 할 점도 산적하다. 수억원에 달하는 집을 사면서 제대로 보지 못해 향후 기업과 소비자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장 견본주택 대신에 자구책으로 유튜브와 사이버모델하우스 등으로 대체했지만, 디지털 신기술을 통해 홍보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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