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의장, "코로나 경제난 서민 더 이상 외면 안 돼"
정세균 총리, "대공황같은 위기 직면…3차 추경안 조속 처리" 촉구

▲ 박병석 국회의장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미래통합당과의 원 구성 합의에 실패한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전석을 자당 소속으로 선출했다. 과반수 원내 1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것은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진행됐던 통합당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오후에 본회의를 개최하고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보수계열 야당인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고 정의당은 본회에는 참석했으나 상임위원장 표결에는 불참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21대 국회 전반기 운영위원장으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선출한 것을 비롯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같은당 소속의 정성호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박광온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 의원,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 의원,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의원,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국회 사무총장에는 김영춘 전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바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로 21대 국회가 시작한 지 한달이 됐으나 개원식도, 원 구성도 못 해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 난국, 남북경색 등으로 국가 비상시기이다. 노심초사하는 국민들, 생계를 걱정하는 서민들을 국회는 더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것도 국민과 국익을 앞설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을 통해 "야당과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원구성을 하기 위해 긴 시간 최선을 다해서 협상했지만 결과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상태에 원구성을 마무리하게 돼 대단히 송구스럽다. 조속한 국회 가동을 위해 (원구성을) 미룰 수 없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진행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고 세계 경제는 100년 전 대공황과 비견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277조원 규모의 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재정이 적기에 뒷받침돼야 한다"며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로 선제적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미래 국가 발전 전략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추경을 여기에 활용하겠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국채발행 23조원을 포함한 재원 대책을 설명하고 "정부는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더불어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7월 출범을 위한 후속 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도 국회에 당부했다.

또한 "세계 각국은 4차산업혁명 흐름에 발맞춰 강력한 규제개혁을 펼치고 있다. 정부도 규제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겠으나 국회의 협조도 절실하다"며 규제심사제 도입을 당부했다. 정부 입법과 달리 의원 입법은 규제 요소를 사전에 점검할 장치가 없고 기업들은 이 탓에 시장규제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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