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 성장이 구경제 침체보다 빠르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여의도가 사모펀드발 악재로 뒤숭숭한 30일 오전, 일간투데이는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뛰어난 수익률로 국내 대표 헤지펀드운용사로 떠오른 DS자산운용 이한영 주식운용본부장을 만나 하반기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점검해 봤다.

Q: DS자산운용이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 3월 한자리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선방하는가 하면,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0%에 육박합니다. 전년도의 약진에 이어 코로나19 위기에도 발군의 수익률을 이어가는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면?

한마디로 요약하면 팀워크와 전략이 잘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특정 매니저가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기 보단 멀티매니저 시스템으로 운용역 간에도 견제를 통한 긴장감과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Q: DS자산운용만의 차별화된 운용 전략은 무엇인지요?

저희는 주가가 떨어질 때 방어도 중요하지만 반등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DS도 시장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상승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롱 바이어스드(Long-biased) 전략을 추구합니다.

하락국면에서는 헷지 포지션으로 수익을 방어하다 바닥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시그널이 보이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또 매니저별 포트폴리오를 지나치게 많이 가져가는 것을 지양합니다.

담고 있는 주식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각 주식간 상관관계를 매니저가 모두 계산해 운용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시장의 외생 변수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종목들은 그중 가장 효율적인 종목으로 통합하고 가지를 쳐 나가도록 노력합니다.

또 자산의 일부부은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거나 M&A 이슈 등이 있는 종목을 리스크 분석으로 선별해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을 혼용하기도 합니다. 비상장 주식은 저희 회사가 타사보다 일찍 시장에 뛰어들어 좋은 매물을 선점하며 시장의 눈을 키워왔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좋은 기업이 찾아오는 선순환구조를 이루게 돼 경쟁력의 한 축으로 성장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해외 유수 대학 출신으로 글로벌 시각을 가진 젊은 매니저들이 국내에 한정되지 않은 투자 아이디어를 내놓고 회사 오너인 장덕수 회장님의 폭넓은 네트워크가 합쳐져 의사결정에 이르는 시스템도 강점입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장에서는 오랜 운용 경험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모두 필요합니다.

Q: 주가지수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반면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반기 시장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기업은 끊임없이 생성, 성장, 소멸하고 그래서 상장된 주식도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시총 순위도 마찬가지죠. 분명 전통 산업들은 여러가지 악재에 직면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성장주들의 성장성이 기존 기업들의 퇴보 보다 더 강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통 투자자들은 과거 기록했던 수치들을 현재의 수치들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산업을 지탱해온 구경제 산업들이 일시에 무너진다면 그 역시 큰일입니다. 하지만 기존 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고전하는 부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신경제 기업들의 성장속도가 훨씬 크고 이들이 구경제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희는 내부에서 이런 변화를 ‘K-투자웨이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상반기는 이런 변화에 눈을 뜨고 다른 투자수단에서 가능성을 보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며 시장을 지탱해왔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리둥절해 합니다. 50조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시장이 기회를 줄 때마다 들어오기 위해 지켜보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투자에 참여하지 못한 기관들도 하반기 역전을 노리는 상황입니다. 너무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간 새로운 변화의 파도가 이미 쓸고 지나간 뒤가 될 지 모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없었더라도 2019년 이후 시장은 G2무역전쟁과 금리이슈로 강달러 환경이 조성돼 약달러 환경으로 전환되며 글로벌 증시가 강세로 이전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즉 미국이 무한 양적완화라는 정책적 판단을 내리지 않았더라도 한국은 유동성 장세로 갈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완벽한 안정화 국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 중국, 유럽 순으로 안정화를 찾고 있고, 미국을 마지막으로 제조업 정상화의 길을 갈 것으로 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성장주의 재부각이 나타나면서 시총 상위 주식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Q: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실적 성장주의 주가가 꺾이는 변곡점은 외형성장이 멈출 때 나타납니다. 최근 많이 오른 것으로 보인 성장주들이 어쩌면 이제 큰 흐름의 초입에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간의 반등이 1,2위 주식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움 없이, 외국인의 매수세도 없는 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반기 유동성 지속에 의한 주도주 중심의 강세장 연출을 예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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