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만 앞날 내다봐

▲ 한샘 로고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샘이 전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역대급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9일 주가가 폭등하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이번 실적을 제대로 예측한 애널리스트가 거의 없고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 상향이 줄을 이어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9일 주식시장에서 한샘은 장중 23.15% 상승한 11만6500원을 기록하다 11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한샘은 전일보다 12.05% 오른 10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곧바로 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상승은 전일 장 종료 후 나온 잠정실적 공시에 따른 결과다. 한샘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 5172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9%, 172.3% 증가했음을 공시했다. 이날 발표된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전망치 164억원 대비 40% 이상 상회한 수치다.

호실적에 대한 이유로 회사측은 주축인 리모델링 및 주방부문, 인테리어 가구 부문에서 모두 20% 이상 성장한 것을 꼽고 있다. 특히 자기 집을 꾸미려는 ‘리하우스’ 열풍이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트렌드와 맞물려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온라인 부문 실적이 대폭 향상돼 ‘언택트 수혜주’임을 과시했다.

실적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 건설 및 부동산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한샘 주가 상향 리포트가 줄을 이었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이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11만 9000원으로 상향하는가 하면, 삼성증권 백재승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9만46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이 밖에도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 등이 연이어 보고서를 냈고, NH투자증권 이민재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무려 68%나 상향해 12만원을 제시하며 매수추천 보고서를 냈다.

어제 실적 발표에 이어 목표가 상향이 줄을 잇자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어닝서프라이즈라는게 기업 입장에서는 어차피 정해져 있는 사실(Fact)이고 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이를 짚어내지 못한 것 아니냐”며, “실적 발표 난 다음에 목표주가를 상향하는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구체적인 숫자야 조금 틀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큰 틀의 방향성에선 근사하게 예측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애널리스트 무용론을 펼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샘 실적이 개선됐을 거라는 건 이미 분석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다만 이정도까지 좋은 실적을 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고 하는 상황이 재택근무, 장시간 자택 거주 문화를 맞이하며 어느 정도까지 실적에 반영될 지 예측하는게 쉽지 않고, 특히 온라인 부문의 성장이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유일하게 한샘에 주목할 것을 일찌감치 강조한 것은 건설부동산 분야 베스트 분석가인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애널리스트다.

그는 지난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다음날인 6월 18일 ‘6.17 정책 발표, 인테리어의 시대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초기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분양을 위해 거주2년 조건이 신설되고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의 개정 전망에 따라 실 소유자 거주로의 전환 촉진을 통해 인테리어 리폼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샘을 최선호주(톱픽)로 제시했었다. 그는 지난 3월 27일 8만1000원을 제시한 한샘의 목표주가를 5월 13일 10만5000원, 6월 3일 13만원으로 지속 상향해왔다.

또 현대차증권 성정환 애널리스트도 실적 발표 전 방향성 제시에 성공했다.

성 연구원은 6일 오전 분석보고서를 통해 매출액 5060억원,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120% 급증할 것이라며 실적 급등의 가능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실적 호조의 근거로 “2분기 늘어난 주택 매매거래량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자택 거주기간이 늘어나고, 재난지원금 영향에 따른 가구 수요 증가가 판매 실적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해 실적발표 전 투자자를 위한 의미 있는 정보 전달에 성공했다.

한 증권사 PB는 “애널리스트도 신이 아닌 이상 모든 수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이번 한샘의 2분기 실적발표와 관련해서는 시장 컨센서스와 격차가 컸던게 사실”이라며 “리하우스 시장의 성장, 코로나19로 인한 라이프스타일 변화, 언택트로 인한 온라인 매출 폭증 등 분석가 입장에서 유동적인 변수가 많았던 것이 예측을 어렵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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