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고정비 부담 상쇄 매출 호조세
오리온, 베트남 법인 성장 돋보여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통업계도 희비가 엇갈렸다. 라면·과자 등 수출 품목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개학 연기 등으로 식자재와 유가공 업계는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조8309억 원, 영업이익은 276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2%, 54% 각각 상승했다.

또한 농심은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6877억 원, 영업이익 63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8%, 영업이익은 101.1% 증가했다. 2분기 매출 전망도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성장은 라면 등 수출이 한몫을 차지했다. 특히 K-Food의 열풍도 유통업계의 매출을 촉진시켰다.

심은주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농심의 북미 누들 점유율은 2019년 12.6%에서 2020년 14.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중국 2위 온라인상거래 사이트인 징동닷컴 교자·완탕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수출 및 해외법인 성장은 농심의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심 연구원은 "1분기 농심의 라면 수출은 작년동기 대비26% 증가했다"며 "2분기는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농심의 해외법인도 성장 보폭을 넓혔다. 농심의 2분기 미국 및 중국 법인은 각각 작년동기 대비 30~40% 매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심이 상대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큰 업체지만 라면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고정비 리스크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농심의 올해 1분기 고정비 비율을 살펴보면 경쟁사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은 44.2%, 오뚜기는 51.7%로 나타났다. 반면 농심의 고정비는 72.1%로 나타나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오리온의 4~5월 누계 매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2% 증가했다. 심은주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껌이나 비스킷 대비 파이 및 스낵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오리온 매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오리온의 베트남 법인의 성장이 돋보였다. 지난달 16일 공시에 따르면 한국법인은 작년 동기 대비 -2.8%감소한 598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 법인 영업이익에 살펴보면, 104.8% 성장, 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내 9개 법인에서는 작년 동기 대비 44.1% 성장하며 1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 들였다.

러시아 법인도 85.7% 성장한 13억 원의 이익을 냈다. 여기에 올해 출시한 쌀과자 판매 호조로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3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반면, 매일유업 등 유가공 업체는 개학 지연으로 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됐다.

심은주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SPC삼립 등 식자재 업체는 영업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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