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유동성, 불안한 경제…금값 급등

▲ KRX 금시장 홍보대사 김선규 배우(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정책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금리상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 뿐 아니라 실물 상품(Commodity)으로 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단순히 위기시 피신을 위한 안전자산으로서가 아니라 투자수단으로서 금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현지시각 16일 장을 마친 런던금속거래소(LME, London Metal Exchange) 금 시세는 온스당 1807.7달러를 기록하며 마감해 지난 8일 18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1800달러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 시세는 정확히 2년 전인 지난 2018년 7월 16일 1244.9달러 대비 45.2%, 1년 전인 2019년 7월 16일 1409.85달러 대비 28.2% 상승했다. 과거 경기 변동에 따라 부침이 반복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 2년 동안 쉼없이 올라왔다. 다만 지난 3월 코로나19위기 때만 일시적으로 1600달러 중반에서 3월 17일 1472.35달러까지 일시 급락했으나 이후 빠른 회복세를 넘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서만 18.7%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일 NH투자증권 원자재 분석 담당 황병진 연구원은 ‘금,은 가격에 우호적인 투자환경 유효’라는 리포트를 통해 “2019년부터 귀금속 섹터 강세를 견인해온 미국 연준 주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효한 가운데 금과 은 ETF(GLD, SLV 등)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자금 유입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통화정책, 위험자산 변동성 등 금, 은 가격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기존의 귀금속 투자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황 연구원은 지난 3월 코로나19 공포감이 절정에 달하며 금값이 폭락하는 가운데도 3월 2일 ‘골드러쉬, 아직 끝나지 않았다’, 3월 23일 ‘금, 단기 조정은 여전한 저가매수기회’라는 리포트를 통해 추세적인 금값 상승은 이어질 것을 예견했었다.

전문가들이 지금 상황을 금 투자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는 논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시장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금이나 은 등의 ‘실물 상품’에 관심을 갖거나 글로벌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달러(USD)’ 매입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이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경제가 회복되면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미국이 WHO 탈퇴 등 지역주의로 돌아서고, 또 다른 패권 국가인 중국과 끊임없는 마찰을 보이면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점점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금의 안정성과 투자가치가 부상하는 이유다.

황 연구원도 금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 연준은 경제 불확실성을 지적, ‘수용적 통화정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며, “양적완화(QE) 포워드 가이던스, 국채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등을 통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안정되게 유지하고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을 예고했다”고 말해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상품 섹터의 강세로 이어질 것임을 내다봤다.

금리가 재상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실질금리는 더욱 하락해 돈의 가치는 더욱 무의미해진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향후 12개월 금 가격이 2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1년간 10% 이상의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뜻이다.

17일 코스피지수는 0.8% 오르며 2201.19를 기록, 2200 재탈환에 성공하고 주말을 맞이하게 됐지만, 모더나 임상실험 결과 불확실설과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유지로 단기 급등한 주가가 점차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일 미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7만5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국내 확진자 수도 60명을 기록해 여전히 퇴치 가능성을 이야기하기엔 성급한 시점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일부 유럽 국가들이 관광 재개를 시도하고 있고, 국내 여행객도 일정 부분 늘어날 전망이라 코로나19발 경제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금을 직접 실물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보관상의 어려움 등이 있다. 실물을 직접 매매하기 싫다면 관련 펀드나 금ETF 상품을 사고파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또 금은 사설 시장도 형성돼 있지만 금의 순도나 가격, 수수료 등의 안정성이 걱정된다면 유일한 국가공인 시장인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KRX를 이용하면 매매차익 비과세, 종합과세 배제, 합리적인 거래수수료와 인출 수수료 등이 장점이다. 증권사에 찾아가 오프라인 거래를 하거나 HTS를 통한 온라인 거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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