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미 국무부에 따르면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전날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LG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딴소리했다. 우리는 아마도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뺌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는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가능한 한 빨리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로 옮기는 것이 기업에 이익이라면서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 칩으로 구성된 화웨이 장비가 왜 미국 안보에 심각한 사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중요한 기간시설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와 거래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5G를 토대로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제조, 원격 의료 등을 추진하는 기업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화웨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중국 공산당이 감시 도구로 쓰거나 지장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그 기술을 약화시킬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내놓고 중국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억지를 부렸다. 5G 이동통신망에서 화웨이 같은 고위험 공급업체를 금하는 나라들이 많다면서 한국의 SK와 KT도 예로 들었다.
미국은 주요국에 대해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압박해 왔지만, 국내 LG유플러스를 대놓고 거명하며 압박한 경우는 처음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와 KT를 '깨끗한 업체'로 공개 거명하며 여타 업체들의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촉구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의 네트워크·통신 장비 공급업체로 지난 1987년 설립 이후 통신장비,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을 생산, 전 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이다. 창업자인 런정페이가 회장, 그의 딸 멍완저우가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지만, 미국은 지난 2018년 12월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 재무책임자가 캐나다로 출장 시 미국의 전격 체포 구금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직간접 봉쇄 작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임직원은 연구개발 인력 8만 명을 포함해 총 18만 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선 인프라, 무선 장비, 소비자 사업 등으로 진출해 있다. 특히 휴대폰 사업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강세 속에서 지난 2018년 3분기 기준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미국은 특정 기업에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위해 쓰는 장비까지 쓰지 말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먼저 개발해서 대중화시키도록 요구하는 게 먼저이다. 화웨이보다 더 성능이 우수한 장비를 미국 기업들이 내놓는다면 화웨이를 쓰라 강요해도 쓰지 않는 게 기업들의 생리라는 점을 미국도 잘 알 것이다. 갈수록 난폭해지는 미국의 생떼가 이어가면 갈수록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중국에 세계 최대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것을 미국은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일개 기업까지 거명하는 미국의 속 좁은 언행은 미국이 대국의 길을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만든다.
최종걸 주필
jgchoi62@dtoday.co.kr